순천 근대교육의 출발 '매산학교'…양성호 前교장이 전하는 11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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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동부지역의 근대교육 유산으로 113년의 역사를 지닌 매산학교의 가치를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남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과 국립 순천대 인문학술원은 지난 27일 오후 2시 순천대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매산중학교 교장을 역임한 양성호 순천중앙교회 장로(88)를 초청해 매산학교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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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교육 100년의 역사와 근대문화유산' 주제
양성호 장로 "매산학교 한국인 선생님 역할 컸다"
전남 동부지역의 근대교육 유산으로 113년의 역사를 지닌 매산학교의 가치를 들여다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남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과 국립 순천대 인문학술원은 지난 27일 오후 2시 순천대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매산중학교 교장을 역임한 양성호 순천중앙교회 장로(88)를 초청해 매산학교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양 장로는 순천의 기독교와 근대 역사를 품고 있는 매산등에서 출생해 매산중·고등학교를 마쳤으며,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매산학교(중·고·여고)에서 일생동안 교직을 맡아 매산교육의 산증인으로 알려져 있다.
양 장로는 이날 전남 동부권의 기독교 발전에 기여한 매산학교의 선교적 가치를 조명함과 동시에 한국인 선생님들의 헌신과 노력을 강조했다.
양 장로는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에서 선교사들이 크게 공을 세운 것은 맞지만 선교사들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매산학교 한국인 선생님이 학교가 처음 세워졌을 때 무상교육을 시작하는 등 이분들의 헌신과 노력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다른 학교는 한국어를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로 사용하게 했다. 또한 학생들이 양복을 입고 다녔다"며 "하지만 매산학교만은 한글을 가르쳤으며 대부분 한복에 바지 저고리, 두루마기를 입고 다닐 정도로 역사 의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매산학교 선생님들이 우리나라 역사를 강조하고 가르쳤다"며 "선생님이나 학생들의 애국심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1921년 매산학교가 개교할 때 재정이 어려웠다"며 "그 때 순천중앙교회 교인이자 중학교 회장이던 김양수 전 국회의원이 교회에 학교를 돕자는 제안을 해 재정을 지원하기도 했다"면서 중앙교회의 역할도 조명했다.
양 장로는 1948년 매산중학교에 입학해 그해 가을 여순사건을 경험했다.
그는 "가을학기인 1948년 9월 5일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한 달쯤 후인 10월 19일 여순사건이 발발했다. 1교시가 시작되려 하는데 총소리가 들렸다"며 "수업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선생님이 짐을 싸서 가라고 했고, 그것이 여순사건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민들을 운동장으로 집결시켰고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따로 앉혔다. 손가락질만 하면 잡아가고 인민재판을 진행해 진압하는 분위기였다"며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당시 매산 학생은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강연회를 개최한 강성호 순천대인문학술원장은 개회사에서 "매산학원은 순천에 있어서 근대적인 역사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가 있다"며 "선교적인 면에 있어서도 근대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쪽 지역, 특히 교계의 중심 인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선교적인 면에 있어서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순천대 인문학술원은 4월 28일 인요한 박사를 초청해 순천 복음선교유산을 조명했으며, 5월 23일은 배병심 애양원역사박물관장을 통해 순천 의료선교유산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순천대는 이번 강연회 이후에도 지역사회의 선교 역사 유적과 관련한 조사와 연구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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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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