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vs 공매알바" 날선 에코프로 주주들…주말에도 '좌불안석'

강은성 기자 2023. 7.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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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배신자 속출하고 있어요. 형님들 지금이라도 튀어야 할까요""박이사님 2억 더 샀다. 기다려라 200만원 간다""주말에 공매 알바 총출동하셨네. 아무리 그래 봐라. 내가 파나"

이차전지(2차전지)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자 주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황 전망이나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후발진입한 주주들의 경우 '현재 주가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혹시 내가 상투를 잡은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종목토론방 등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수익을 이미 달성한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두고 '배신자'라고 매도하거나 '주식은 벌고 튀는 놈이 장땡인데 배신이 어딨나'라며 날카롭게 대립하는가 하면 '이게 다 공매도 알바들이 하는 짓들'이라며 비난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2차전지 종목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사상최고치를 일제히 갈아치우더니 최대 45%까지 급락하는 등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먼저 주당 103만원으로 한주를 시작했던 에코프로(086520)는 지난 26일 오전 153만9000원의 가격을 기록하며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26일 오후 1시30분을 기해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28일 오전엔 93만5000원까지 미끄러졌다. 한주간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60만4000원, -39.25%에 달한다.

에코프로는 매도매수 공방을 치열하게 벌인 끝에 28일 최종적으로는 12% 상승한 110만4000원을 기록,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고점 대비로는 28.27% 하락한 금액이어서, 이때 매수한 투자자는 큰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됐다.

에코프로비엠(247540)도 58만4000원이던 사상최고가에서 36만원까지 추락했다.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은 22만4000원, -38.57%다. 이 회사 역시 28일 종가는 8.23% 오른 40만7500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30.33% 하락한 주가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급락세에서 반등해 전날 4.21% 상승한 61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간 변동폭(고점 대비 저점)은 -24.21%에 달한다. 최고 76만4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전날 오전 57만9000원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46만4000원까지 내리꽂던 주가가 장 막판 반등하면서 51만원으로 마감했다.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은 -33.14%다.

금양(001570)의 널뛰기가 가장 심하다. 금양은 지난 26일 19만4000원으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여타 2차전지 종목과 동일한 패턴으로 10만5400원까지 추락했다. 불과 3거래일을 채우기도 전에 고점대비 45.67% 하락하며 주가가 반토막 수준에 달했다. 막판 반등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고점대비 30.88% 하락한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던 2차전지 종목들이 이처럼 일제히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자 주주들은 주말에도 좌불안석이다.

현지시간 금요일인 뉴욕증시를 들여다보며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 종목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지난 한주간의 매도매수 패턴을 놓고 상호 날선 비방을 벌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인 매도물량이 크게 증가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차익실현을 한 투자자를 향해 '배신자'라며 비방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주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6283억원, 7391억원 어치 팔았다. 개인의 매도물량이 주가 하락을 주도한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5909억원, 6068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418억원, 1286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쇼트 커버링'이 매수물량으로 잡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주일간 개인이 3조2391억원을 사들이며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중이다. 포스코홀딩스 종목관련 커뮤니티에선 "에코프로처럼 배신자 나오면 안 된다"면서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다.

주식시장에 '의리'나 '배신'이 어디있냐며 수익 실현은 철저히 개인투자자들의 몫이고 투자에 따른 위험도 온전히 투자자가 져야 한다는 식의 글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 관계자는 "종목토론방 등에서 투자의견을 아무리 써대도 실제 투자자인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다. 대부분 그런 글들은 투자자와 상관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익인증이라는 것들도 대부분 조작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런 온라인 게시글 등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주도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차전지(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사상 최고가와 급락을 주고받으며 혼돈의 1주일을 마무리했다. 막판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번 반등이 '개미 대반격'의 서막일지, '데스캣 바운스'라 불리는 최후의 발악일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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