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없는 목포에 누가 왕 노릇할까?…총선 입지자 '들썩'
[박진규 기자(=목포)(0419@pressian.com),최정삼 기자(=목포)]
전남 정치 1번지 목포시 선거구가 들썩이고 있다.
목포에서 3선을 지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목포와 해남·완도·진도를 놓고 고심 끝에 해남·완도·진도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잠행중인 입지자들이 본격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목포 선거구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거머쥔 김원이 후보가 지역에서만 내리 4선에 도전하는 박지원 당시 민생당 후보를 물리쳤다.
박빙을 예상했던 정치권과 달리 결과는 김원이 후보가 민주당 바람을 타고 정치 9단 박지원 후보를 48.76%대 37.34%로 눌렀다.
총선 패배 이후 잠시 주춤했던 박지원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에 취임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해 5월 정권교체와 함께 국정원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여러 언론에 출연해 현 정권에 대척점을 세우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22대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던 그는 최근 "내년에 도와달라고 해남·완도지역에 5000명 넘게 전화 돌렸다"면서 전 지역구인 목포보다는 자신의 고향 진도가 포함된 해남·완도·진도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
박지원 전 원장이 목포 출마를 접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동안 관망세를 보여왔던 총선 목포 후보군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사는 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3선 출마 대신 전남지사직에 도전했던 그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패배 후 2022년에는 순천시장 선거에 나섰으나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후 마지막 정치도전으로 목포 총선 출마를 고심해 온 장 전 교육감은 박지원 전 원장이 해남·완도·진도 출마로 선회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달부터 목포에 상주하며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그는 8년간의 전남교육감을 수행하며 만나온 교육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마 뜻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교육감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현 김대중 전남교육감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김대중 교육감은 목포시의회 의장을 지낸바 있고 정치적 기반이 목포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도움을 받는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김종식 전 목포시장의 출마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홍률 전 시장과 리턴매치에 나섰다 패배 후 박 시장과 선거법 위반 소송전을 벌여온 그는 최근 박 시장 부부가 모두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박홍률 시장의 낙마를 기대했던 그가 내년 총선 승리로 정치적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이다. 4년간의 시장 재임으로 다져 논 조직이 아직도 탄탄해 해 볼 만한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손 전 의원은 평소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으로 앙숙 관계에 있는 박 전 원장이 출마하면 자신도 출마하겠다고 벼려 왔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이 불출마하더라도 현 박홍률 목포시장과 동반자적 관계에 있는 만큼, 언제든 출마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목포 르네상스’라는 단체까지 만들어 활동하면서 총선용 몸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윤석 전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였던 무안을 떠나 목포에서 총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내 후보군으로는 KBS 뉴욕특파원 출신의 배종호 한국정치평론가협회장,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의 신재중 전 청와대 관제비서관, 김명선 더민주 정책위부의장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된 윤선웅 목포새마을금고 이사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진보당에서는 최국진 목포시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나섰던 윤소하 전 의원은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도전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이에 맞서 현 국회의원인 김원이 의원은 수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박지원이라는 강력한 대항마를 눌렀지만 아직 지역 정치판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보좌관의 성폭력 혐의와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원 명부 유출사건 등으로 당내 현역의원 평가에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상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경쟁자들이 많을수록 기득권을 갖고 있는 현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전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현역이 약하다는 증거"라면서 "또한 목포는 무소속인 박홍률 현 시장과 손혜원 전 의원의 의중이 선거판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규 기자(=목포)(0419@pressian.com),최정삼 기자(=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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