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한국식 MMORPG 가능성과 한계 보여준 카카오게임즈 '아레스'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익숙한 맛 위에 새로운 맛을 녹여내려고 했습니다" (권태균 세컨드다이브 콘텐츠 기획실장, 지난 10일 '아레스' 출시 전 공동 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아키에이지 워'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의 포문을 연 카카오게임즈가 또다시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선보였다.
수익성이 검증된 장르 위에 그간 한국 시장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웠던 공상과학(SF) 세계관을 결합한 '아레스'의 시도가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화려한 연출·액션 호평…라이트 유저 배려한 설계 돋보여
'아레스'를 플레이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여타 한국식 MMORPG처럼 자동 조작이 차지한다.
하지만 높은 완성도의 스토리 연출과 화려한 스킬 효과는 굳이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어를 몰입하게 한다.
또 스토리 중간중간에는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에서 진행하거나, 거대 로봇·대공포 등을 조작하는 미션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게 한다.
또 다양한 패턴을 가진 보스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수동 조작이 사실상 필수다.
특히 타이밍에 맞춰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쳐내는 요소가 들어가는 등, 자동전투 위주의 MMORPG를 탈피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캐릭터의 스펙 성장에 들어가는 재화 대부분은 게임플레이를 통해 수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부지런하게 게임에 접속해야만 챙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많다.
이는 무료 이용자나 소액만 결제한 이용자라도 충분한 시간만 들인다면 일정 수준까지 성장을 노려볼 수 있어 성취감을 주는 요소다.
나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볼거리다.
콘솔·PC 기반 게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캐릭터의 얼굴과 의상의 색깔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여타 모바일 기반 MMORPG와 비교했을 때 높은 자유도를 보여준다.
이런 요소는 향후 '아레스'가 해외 시장에 출시될 경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형적인 바늘구멍 확률 BM…콘텐츠도 SF만의 독창성 떨어져
'아레스'의 핵심 BM(수익모델)은 확률형 아이템 뽑기다.
'아레스'는 기계 갑옷인 '슈트' 3개를 실시간으로 교체하면서 전투를 펼치는 것이 특징인데, 같은 직업군에 해당하는 슈트라도 등급과 속성, 능력치가 제각기 다르다.
'리니지' 모바일 게임 시리즈로 치면 변신 3개를 동시에 쓰는 셈이다.
물론 낮은 등급의 슈트도 상위 등급 슈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원래부터 높은 등급인 슈트보다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캐릭터 성능에 영향을 주는 탈것과 오퍼레이터(캐릭터를 따라다니는 로봇) 역시 뽑기로 뽑아야 한다.
유료 결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프라임 소환권'의 경우 등급별 획득 확률은 C, B등급의 경우 각각 69.6%, 27.5%지만 A등급은 2.5%, S등급은 0.4%, R등급은 0.02%로 '바늘구멍' 수준의 확률을 보여준다.
최고 등급인 SR 등급 슈트는 0.02% 확률을 뚫고 나온 R등급 슈트 4개를 모아 25%의 확률로 합성에 성공해야지만 얻을 수 있다.
물론 10만원어치 패키지 상품을 결제하면 S등급 정도는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으나, 슈트의 경우 총 3개가 필요한 데다 여러 종류의 슈트와 탈것을 모으면 추가 효과를 얻는 컬렉션 시스템이 있어 결제할수록 강해지는 '페이 투 윈'(Pay to Win) 구조다.
'아레스'는 여러 태양계 행성을 넘나드는 SF 세계관을 차용했지만, 콘텐츠는 필드 사냥과 PvP, 보스 사냥 등 기존의 MMORPG와 크게 다를 것 없다.
지구나 금성, 화성 같은 행성은 어디까지나 그저 레벨이 차면 허브 지역인 '가디언 타워'에서 순간이동을 통해 옮겨 가는 새로운 사냥터에 불과하다.
또 자유롭게 상승·하강이 가능한 비행 탈것이 있지만 그저 눈요기에 불과하고, 이를 활용한 별도의 콘텐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는 '아레스'와 기존에 나온 중세풍 MMORPG와의 차이점은 말 대신 오토바이를, 활 대신 총을 쓰는 디자인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MMORPG 대란 후발주자 '아레스' 성공할 수 있을까
'아레스'의 향후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비슷한 대체재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확률형 아이템을 앞세운 모바일 MMORPG는 올해 출시된 게임만 해도 '아키에이지 워'를 비롯해 '프라시아 전기', '나이트 크로우', '제노니아' 등으로 차고 넘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모바일게임 3부작과 카카오게임즈의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역시 높은 매출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레스'가 기존에 자리 잡은 MMORPG 이용자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아레스'가 한국식 MMORPG에 관심이 없던 새로운 이용자층에 호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슷한 분위기의 SF 역할수행게임(RPG)을 찾는 이용자라면 '데스티니 가디언즈'나 '워프레임', 혹은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웨이파인더'에 관심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순조롭다. '아레스'의 앱 마켓 매출 순위는 출시 사흘만인 28일 구글 플레이 5위, 애플 앱스토어 10위를 기록했다.
오픈 초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든 '아레스'의 추후 성패는 이어지는 운영과 콘텐츠 추가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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