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좋아도 오늘 일어나면…” KIA 40세 타격장인의 솔직고백, 인정하니 길이 보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제 좋아도 오늘 일어나면…내 몸이 좀…”
KIA 타격장인 최형우(40)는 지난 2년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만으로 불혹의 시즌에 길을 찾았다. 80경기서 282타수 82안타 타율 0.291 12홈런 49타점 42득점 장타율 0.482 출루율 0.400 OPS 0.882 득점권타율 0.342.
4월 타율 0.316 3홈런 12타점, 5월 타율 0.324 2홈런 1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에 비하면 6월(타율 0.262 4홈런 14타점)과 7월(타율 0.250 3홈런 8타점)에 생산력이 살짝 떨어졌다. 그러나 애버리지만 떨어졌을 뿐, 중요한 시점에 점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여전하다.
특히 출루율와 득점권타율을 보면, 여전히 최형우는 KIA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출루율 5위, 홈런 및 득점권타율 7위, 타점 10위다. KIA가 중요한 시점에 점수를 뽑으면, 그 과정 속에 어김없이 그가 있다.
그런 최형우는 달라진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롱런의 길을 다졌다. 운동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확연히 느낀다. 지난 26일 창원 NC전 직후 “오늘 컨디션이 좋아도, 다음 날 유지가 잘 안 된다. 예전엔 좋을 땐 좋은 감이 계속 갔다. 아무 생각 없이 해도. 이젠 그게 안 된다. 어제 좋아도 오늘 일어나면, 내 몸이 좀 다르다. 그걸 인정하면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최형우가 젊은 시절에 비해 특별히 다른 뭔가를 하는 건 아니다. 올 시즌의 경우 예년보다 스프링캠프지에 일찍 들어가서 예년보다 페이스를 빨리 올린 것 정도가 눈에 띈다. 나이를 먹었다고 수년간 지켜온 자신의 루틴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뭔가를 만드는 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다고 본 듯하다.
그저 늘 그랬듯 훈련 및 준비 루틴을 철저히 지키며 시즌을 보낸다는 게 최형우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운동능력이 떨어진 부분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가 간혹 “이제 타격감이 좋고 나쁘고가 의미가 없다”라고 하는 배경이다. 안 좋으면 안 좋은대로 받아들이면서 이번 달에도 3홈런 8타점을 수확했다.
그래도 지난 2년보다 야구가 잘 풀리는 건 사실이다. 확실한 장점이 있다. 후배들에게 면이 서는 것이다. 최형우는 “생각보다 기록이 괜찮아서, 타석에서 여유는 생겼다. 후배들과 대화도 잘 통한다. 사실 야구가 안 되면 후배들과 얘기하고 그러는 게 좀 그렇다”라고 했다.
선배가 아무리 이름값 있어도, 야구를 못하면 후배들에게 그 어떤 얘기를 해도 소위 말하는 ‘말빨’이 통하기 어렵다. 그래도 후배들은 선배이니 배려하고 눈치도 보는데, 그걸 느끼는 선배 입장에선 미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선배는 후배 앞에서 야구를 잘 하고 봐야 한다. 최형우는 KIA에서 여전히 좋은 선배, 멋진 선배다.
[최형우.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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