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분기매출 1000억' 홍보한 투자업체 사무실은 고작 1인 오피스?

금준경 기자 2023. 7. 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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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실적을 강조하며 해외부동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업체 뉴펀딩은 '1인' 공유 오피스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사무실에 찾아가 확인한 결과 뉴펀딩이 아닌 공유오피스 업체 사무실이 있었다.

뉴펀딩이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기업 싱가포르 GSH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확인한 결과 신한DS가 보안업체와 MOU를 맺었다고 발표하며 배포한 홍보자료 사진에 로고를 합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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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동산 투자자 모집 중인 뉴펀딩, '직원 50명'도 허위 의혹
해외업체 MOU 사진 조작 보도되자 삭제
블로그 홍보글 남아 있어 주의 필요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영업이익 48억 돌파” “3분기 매출액 1480억 원” “시리즈A 150억 원 투자 유치”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 CLSA렌딩아크, 500글로벌 등 투자”

언론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실적을 강조하며 해외부동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업체 뉴펀딩은 '1인' 공유 오피스를 쓰고 있었다.

뉴펀딩은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한 빌딩의 6층을 사무실 주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직원은 50여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뉴펀딩 사무실 주소에는 공유오피스 업체가 있었다. 뉴펀딩은 이 곳에서 방 하나 짜리 사무실을 쓰고 있다.
▲ 뉴펀딩 기업 소개

그러나 사무실에 찾아가 확인한 결과 뉴펀딩이 아닌 공유오피스 업체 사무실이 있었다. 이 공유오피스는 1인 또는 2~3인의 '소규모 스타트업'이 공용으로 쓰는 공간이다. 미디어오늘은 28일 이 공유오피스 사무실에 방문했으나 박아무개 대표는 자리에 없었다. 박아무개 대표는 이 공유오피스의 방 한 칸을 쓰고 있었다. 50여명이 사용할 수 없는 규모이고, 박아무개 대표 외에 상주하는 직원도 없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뉴펀딩의 업체 연혁, 투자 내역, 특허 내역, 파트너사 명단, 해외업체 협력 현황 등이 사실과 다르거나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뉴펀딩은 홈페이지에서 투자 관련 조작된 보도자료와 사진을 삭제했다.

▲ 왼쪽은 뉴펀딩 홈페이지에 게재된 해외 업체 협력 자료들. 그러나 이미지를 검증한 결과 신한DS와 호남대의 보도자료를 도용하고 합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펀딩이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기업 싱가포르 GSH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확인한 결과 신한DS가 보안업체와 MOU를 맺었다고 발표하며 배포한 홍보자료 사진에 로고를 합성한 것이다. 또한 뉴펀딩이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 기업 GSH와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확인 결과 호남대학교가 말레이시아 사라왁대학과 교류협력을 맺었다고 발표하며 낸 보도자료 사진을 도용했다.

▲ 뉴펀딩 홈페이지(수정 전 25일 기준)
▲ 뉴펀딩 홈페이지(수정 후 28일 기준)

주요 종합일간지의 계열사와 경제신문 등 언론의 보도는 이 업체에 관해 “영업이익 48억 돌파” “3분기 매출액 1480억 원” “시리즈A 150억원 투자 유치”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 CLSA렌딩아크, 500글로벌 등 투자” “특허 출원” 등 실적을 강조했다. 법인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이 업체는 2023년 6월 창업한 자본금 50만 원 규모의 업체로 언론이 언급한 매출과 투자를 달성할 수 없는 조건이다.

복수의 언론사·홍보대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기사들은 언론이 건당 20만~30만 원씩 받고 쓴 기사형광고(기사로 위장한 광고)였다. 하지만 이들 기사에는 금전을 받았다거나, 광고라는 표기가 없다. 현재 이들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언론이 기사형광고를 작성하면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사기에 이용된 것이다.

언론 기사는 삭제됐지만 포털에서 이 업체를 검색하면 블로그 홍보 글이 다수 남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뉴펀딩을 홍보하는 블로그 게시물. 일방적 홍보 내용인 데다 작성일자가 동일하다.

네이버 블로그 기준 20건의 뉴펀딩 홍보성 글이 있어 블로그 글만 보면 믿을 만한 업체로 속을 수 있다. 20건의 게시글 모두 업로드 일시가 2023년 6월1과 5일이고 내용이 홍보 일색이라 실제 이용자의 후기나 객관적 평가라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다.

미디어오늘은 28일 뉴펀딩 박아무개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앞서 박아무개 대표는 지난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업의 투자 내역과 내용 등이 허위인데 '사기'가 아닌가라고 묻는 질문에 “확인 후에 답변을 주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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