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내달 18일 캠프 데이비드서 정상회의

최경운 기자 2023. 7. 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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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백악관 공식 발표
“3국 협력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18일 미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29일 공식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새벽 공지를 통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초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3국 간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미·일 간, 한·미 간 굳건한 동맹과 강력한 우정을 재확인하면서 3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축하하게 될 것”이라고 3국 정상회의 개최를 발표했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정상이 3국 정상 간의 별도 만남을 위해 모이는 첫 사례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3국 안보 공조와 공급망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3국 협력 수준을 한반도·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등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백악관은 정상회의 의제와 관련, “3국 정상은 북한이 야기하는 지속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및 태평양 도서국과의 관계 강화 등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지역 안팎으로 3국 간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는 역내 및 글로벌 안보 도전에 대처하고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촉진하는 한편 경제 번영을 강화하기 위한 3국 공동의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의 의제인 대북 3자 공조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일 3자 관계가 더 두터워지고 있고 (3국 군의) 상호 운용성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작전과 훈련을 같이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군사 역량을 개발할 방법을 모색하며 협력을 더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연내 가동을 위한 추가 논의와, 한·미·일 안보 협의체 구성, 3국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속하는 북한·중국·러시아 밀착에 맞선 한·미·일 3각 공조 강화도 논의된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27일 밤 개최한 열병식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을 두고 “러시아가 얼마나 고립됐는지, 또 북한이 얼마나 고립됐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지금은 누가 됐든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밖에 3국간 공급망 협력,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DC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휴양지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세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역사적 합의를 끌어낸 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처음 방문했으며, 윤 대통령이 역대 두 번째로 15년 만에 찾게 됐다.

커비 조정관은 “이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3자 정상회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외국 정상의 첫 캠프 데이비드 방문이며 2015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캠프 데이비드에는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집무실과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산책로, 수영장, 골프장, 승마장, 볼링장 등 휴양시설과 손님용 숙소도 마련돼 있다. 1943년 2차 세계대전 중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해 루즈벨트 대통령과 종전 계획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약 30차례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했지만 외국 정상을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적은 없다. 대통령실은 “미국의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지와 한일 정상들에 대한 각별한 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3국 정상 간 격의 없고 친밀한 대화를 갖기 위해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일 3국 정상 간 첫 별도 정상회의라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한미일 정상은 다자 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3자 정상회의를 열어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 때 윤 대통령 및 기시다 총리와 약식 회담을 진행하고 두 정상을 워싱턴 DC로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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