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담음·모양새 현대적 재해석… ‘모던 한식’ 도전장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3. 7.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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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스호텔 전재호 부총주방장
한정식집 운영 母 영향으로 요리 입문
호텔서 일하며 한식의 기본기 등 익혀
현재 부총주방장으로 9개 업장 관리
한국식 컨템퍼러리 바 ‘오울’ 특색 강해
김치누룽지 칩·우엉조림 스낵처럼 제공
식혜 등 접목 시그니처 칵테일 눈길
포시즌스 호텔의 전재호 부총주방장을 만났다. 전 셰프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한정식 집을 운영했기 때문에 늘 요리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이에 자연스럽게 주방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졌고, 어머니의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거나 감사를 표하며 만족스럽게 떠나는 고객들의 모습에서 어머니와 어머니의 일에 대한 존경심과, 동경을 갖게 됐다
전재호 부총주방장
혜전대학교에서 호텔 조리를 전공했다. 졸업 후 리츠칼튼서울에서 호텔 한식 기본기를 다졌고, 이후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모던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의 맞춤 메뉴를 기획할 때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하되 그 담음새나 모양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냈을 때 그 반응이 매우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전 셰프 스스로의 요리 ‘모던 한식’ 경쟁력을 깨닫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 이에 심플하지만 인상적인 모던 한식에 더 매진하며, 새로운 메뉴 개발에 힘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하반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로 옮길 수 있었으며, 현재 부총주방장으로서 크고 작은 연회 행사의 맞춤식 메뉴는 물론 9개 전 식음 업장의 메뉴 개발 및 관리, 후배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중 특히 한식을 기반으로 한 메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봄·여름에만 오픈하는 가든테라스를 포함해서 총 9개의 식음 아웃렛을 보유하고 있다. 지하 1층 뷔페레스토랑 ‘더 마켓 키친’에서는 한식을 포함해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제공한다. 중식당 ‘유 유안’에서는 정통 광동식 중식을, 한식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일식 요리를 선보이는 ‘아키라 백’에서는 모던 일식을,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에서는 점심에는 안티파스티 뷔페와 메인메뉴를 세트로, 저녁에는 단품과 코스메뉴를 즐길 수 있다.
오울 바다라면
한국식 컨템퍼러리 바 ‘오울’에서는 한국식 주류와 안주를 현대적인 스타일로 만나볼 수 있으며, 스피크이지 콘셉트의 바 ‘찰스 H.’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믹솔로지스트와 안주를 경험할 수 있다.

로비라운지 ‘마루’에서는 간단한 한식 메뉴부터 버거, 샌드위치 등 양식 식사류와 여름철 호텔 시그니처 메뉴로 손꼽히는 ‘애플망고 빙수’와 다채로운 빙수,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컨펙션스 바이 포시즌스’에서는 수준 높은 패스트리와 디저트류를, 매년 콘셉트를 달리하는 ‘가든테라스’에서는 현재 프리미엄 샴페인과 자이언트 랍스터 롤 등 샴페인, 와인과 푸드 어울리는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

각 업장마다 시그니처 메뉴가 있지만 한국식 컨템퍼러리 바 오울의 시그니처 안주메뉴가 특색이 강하다. 오울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주와 한국음식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작년 3월 새롭게 오픈한 곳이다. 오울(OUL)은 서울의 영문 스펠링 ‘SEOUL’에서 착안했다. 또한 올빼미를 뜻하는 영어 단어 ‘아울(OWL)’ 발음과의 유사성을 통해 잠들지 않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메뉴판과 함께 제공되는 웰컴 드링크와 웰컴 푸드부터 독특하다. 김치누룽지 칩과 우엉조림이 스낵처럼 담겨 나온다.

오울의 칵테일은 전통 시대, 근대, 현대의 세 가지 콘셉트에 따라 나뉜다. 취향에 따라 직접 술을 빚어 마시던 가양주 문화의 전통 시대, 맥주나 와인 등의 서구 주류가 막 유입되던 근대, 전 세계 주류 문화가 모여드는 현대의 서울을 대변한다.

모두 한국의 식재료나 주류를 활용해서 만들었으며, 한국 전통 음료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크래프트 소주를 베이스로 한 식혜나 수정과 등이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오울 랍스터 떡볶이
시그니처 안주는 랍스터 떡볶이를 들 수 있다. 통 가래떡에 셰프들이 직접 랍스터와 생선살을 갈아서 만든 수제 어묵, 통 랍스터 테일이 셰프의 특제 떡볶이 소스에 조려져 나오는 메뉴는 입소문을 타고 오울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가 됐다. 많은 고객들은 떡볶이 전문점의 떡볶이보다 맛있고, 고급스럽기까지 하다며 찬사를 보낸다. 이와 더불어 셰프들이 직접 라면 수프를 만들고, 육수를 내고, 면을 뽑아 완성한 바다 라면도 인기 메뉴다.
요리를 시작하면서 전 셰프의 꿈은 오로지 하나였다. 한식을 기본으로 하는 최고 호텔의 총주방장이 되는 것이었다. 요리사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꿈꿔보는 것이겠지만, 한식을 기본으로 하는 럭셔리 호텔의 총주방장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전재호 셰프는 ‘뻔하지 말자! 그리고 완벽성을 기하자!’라는 모토로 요리한다. 스스로의 요리가 뻔한 것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좋은 음식이란, 그 음식이 테이블에 제공되는 순간 고객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고, 궁금증을 유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후 셰프가 요리의 설명을 더하며 고객들이 궁금한 부분을 해결해 나아갈 때 요리는 그냥 평범한 음식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특별한 음식이 되기 때문에 더 귀하게 여겨진다고 믿는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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