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AI 라마2’ 메타, 1조 달러 클럽 가입할까 [선데이 머니카페]

서종갑 기자 2023. 7.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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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최악 한해 보낸 메타···10년 만 첫 매출 감소·순이익 20.5조 급감
2분기 시장 기대치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입자 증가에 시장은 환호
메타의 생성형 AI, 라마2···오픈소스·경량화 무기로 시장 점유율 공략 중
화면에 떠 있는마크 주커버그 메타 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관람객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기사회생(起死回生)’.

중병으로 죽을 뻔하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뜻입니다. 올 한해 메타 플랫폼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사자성어가 있을까요. 지난해 메타는 누가 봐도 중병에 걸린 환자였습니다. 주가는 3분의 1토막 났고, 연간 적자는 14조 원에 달했습니다. 그랬던 메타가 올해 들어 기적적으로 되살아났습니다. 바닥을 기던 주가는 전고점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고, 신사업은 내놓는 족족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투어 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습니다.

2022년 최악의 한해 보낸 메타···10년 만 첫 매출 감소, 순이익 20.5조 급감

26일(현지시간) 메타는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합니다. 2분기 매출은 320억 달러(약 40조 8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대비로 메타의 분기 실적이 두 자릿수 성장한 건 2021년 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시간 외로 주가는 8%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290달러 선을 맴돌던 주가는 순식간에 3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메타 수익을 견인한 건 광고였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광고 서비스에 도입해 타겟팅 효과가 개선되면서 광고 매출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메타의 이번 실적은 일회성이 아닙니다. 3분기 매출 전망도 크게 높였습니다. 시장에서는 메타의 3분기 매출이 313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요, 메타는 320억~345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시장이 열광할 법하죠. 올해 들어 메타 주가는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 99.8달러까지 급락했던 주가는 불과 9개월 여만에 3배 넘게 올랐습니다. 메타가 300달러 선을 회복한건 2022년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입니다.

지난해 메타는 기나긴 암흑기를 보냈습니다. 메타의 주요 먹거리인 광고가 규제 벽에 막혔던 것입니다. 애플 아이폰의 개인정보보호가 강화하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타겟 광고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주요 먹거리였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단 우려가 메타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SNS 왕국의 강자였던 메타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모습도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메타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숏폼 릴스가 틱톡에 밀려 좀처럼 이용자를 늘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메타의 매출과 순이익 추이. 캡처=구글

미래 먹거리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습니다. 사명을 기존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지만 돌아온 건 막대한 순이익 감소였습니다. 메타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1166억 달러(약 148조 2000억 원), 232억 달러(약 29조 4900억 원)였습니다. 전년인 2021년 매출과 순이익 1179억 달러(약 149조 8500억 원), 394억 달러(약 50조 원) 대비 각각 1.1%, 41.1% 줄어든 것입니다. 2012년 이후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꺾이고, 한해 사이 순이익이 약 20조 5100억 원 급감한 게 결정타였습니다. 성장주로서 평가를 더는 받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스레드’로 SNS 황제 칭호 되찾은 저커버그, 가입자 추가 확보는 과제

SNS 왕국의 1세대 제왕으로 역사 속 저편으로 잊혀질 뻔했던 메타는 2023년 들어 부활의 신호탄을 쏩니다. 본업인 SNS와 주 먹거리인 SNS 광고에서 반등의 계기를 잡습니다. 분기 기준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역성장 하던 매출이 올 1분기 들어 상승합니다. 2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 기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우선 SNS 광고 분야에서 예상과 달리 지속적으로 외형성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강해지고 있지만, AI와 머신러닝 기술 등을 통한 알고리즘 개선이 이를 상쇄하고 있는 것입니다. 메타가 AI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광고 효율개선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메타의 스레드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대항마로 지난 5일 출시한 SNS '스레드'가 이용자 1억 명을 돌파한 것도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직 유럽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레드의 성장 여력은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메타는 100개 넘는 국가에서 스레드를 출시했지만, 유럽연합(EU)에선 잠정 보류했다. EU 규제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디지털 시장법’ 저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메타의 기존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 연동성도 스레드의 잠재력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 명에 달합니다. 추가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메타버스 사업 실패로 2년간 암흑기를 보냈던 저커버그 CEO는 메타를 키워 낸 근본인 SNS로 돌아가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저커버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직접 글을 올려 가입자 수 1억 명 돌파가 “대부분 유기적(organic) 수요에 의한 것이며,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프로모션(홍보)을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본인의 스레드 계정에서 '팔로잉탭'을 만들겠다고 답하고 있다. 캡처=스레드

다만 과제도 만만찮습니다. 라이벌로 지목되며 스레드 흥행에 한 몫 단단히했던 ‘트위터’가 ‘X’로 이름을 바꾸며 ‘슈퍼앱’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보이면서 스레드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고 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본인의 스레드 계정에 팔로잉 탭 제공을 요청받고는 26일 실제 서비스를 내놓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도록 대응하고 있습니다.

스레드는 메타의 광고 매출 증대에도 기여를 할 전망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내로 스레드가 연간 20억~80억 달러(약 2조 6000억~10조 4000억 원)의 광고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메타의 매출 전망이 1141억 달러(약 145조 원) 수준인 걸 고려하면, 전체 매출에서 스레드가 차지할 비중은 많아야 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의 생성형 AI, 라마2···오픈소스·경량화 무기로 시장 점유율 공략 중

메타는 지난 18일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인 '라마2(Llama)'를 오픈소스로 공개합니다. 경쟁사인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가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것과 대비됩니다. 라마2를 내놓으며 메타는 성능만 보면 챗GPT4에는 못 미친다고 시인합니다. 대신 차별화 포인트 2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오픈소스와 경량화입니다. 업계에서는 메타가 중소기업의 자체 AI 개발을 도와, AI 생태계의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구글이 애플이 장악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개발자를 끌어 모으고 이용률도 높인 사례를 참고했다는 겁니다.

라마2는 메타가 현재 AI 전쟁에서 앞서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을 따라 잡기 위해 내놓은 비장의 무기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이 라마2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AI를 만들고 상업화에 성공할 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 사례가 나올 수록 라마2의 사용자가 늘고, 시장 지배력도 높아질 개연성이 큽니다. 메타가 AI 전쟁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가져온다면 더 이상 광고 수익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진 않고, 더 높은 밸류에이션도 부여받게 될 전망입니다.

지난 26일 기준 메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6.14입니다. 2014년 이후 메타의 PER은 20~40을 오가는데요, PER 밴드의 역사적 상단에 근접해 있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99입니다. 같은 기간 메타의 PBR 밴드는 4~8을 오갔습니다. PBR 기준으로는 평균 수준인 셈입니다. 시가총액은 7473억 달러(약 955조 원)로 1조 달러까지는 약 2500억 달러가 남아있습니다.

밸류에이션만 보면 메타는 분명 비쌉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알아봤습니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액티브AI 상장지수펀드(ETF) 중 글로벌 1위 수익률을 자랑하는 ‘TIMEFOLIO 글로벌 AI인공지능액티브 ETF’ 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이 ETF 편입 비중 3위가 메타로 약 7% 정도가 담겨 있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AI 광고 솔루션으로 단기간 내 수익화가 가능한 기업이 바로 메타다”며 “AI 광고 솔루션이 스레드에 적용된다면 실적 개선 효과와 메타의 밸류에이션을 한 단계 높일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메타의 AI 실력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AI 성능은 데이터 양에 비례하는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쌓아놓은 데이터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오픈AI의 마이크로소프트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메타의 주가 전망도 밝게 봤습니다. 그는 “차기 1조 달러(약 1260조 원)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시총 1조 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애플·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최근에 입성한 엔비디아 5곳입니다.

메타의 목표주가는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글로벌 주요 증권사들은 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JMP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350달러로 높였습니다. 도이치 뱅크(290달러→350달러), 시티그룹(315달러→360달러) 등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렸습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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