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스쿼트 열풍... 무작정 따라 하기 '주의보'

김민규 2023. 7.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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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상태 모른 채 무작정 따라하다 관절질환 초래하기 일쑤 
정영수 전문의, "무릎에서 나는 소리와 통증, 관절 질환 경고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관절 근육에 도움이 된다는 스쿼트, 필라테스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관절 관련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는 자칫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민규 기자

대구 수성구 박상원(63)씨는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고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로부터 "스쿼트을 하면 허벅지 근육이 강화되고 무릎 통증을 덜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쿼트를 시작했지만 관절질환이 더 심해졌고, 병원 치료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디스크 증상이 있던 대학생 최은영(24)씨도 '필라테스가 몸을 유연하게 해서 허리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필라테스를 시작했지만, 허리통증은 더 심해졌다. 결국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잘못된 정보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이나 의료에 관한 잘못된 정보는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의료지식 없는 이들이 마치 의료 분야의 전문가처럼 증상을 호전시킨다며 특정 자세나 운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런 이들의 지도를 받고 실행했다가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영수 정형외과 전문의는 "최근 관절질환으로 내원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잘못된 정보에 따른 운동과 생활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증상을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일찍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류머티스관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2018년 24만 3,875명에서 2019년 24만 7,782명, 2020년 23만 8,984명, 2021년 24만 8,909명이나 된다. 발병 연령대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관절이 좋지 않은 이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관절 인근의 근육을 강화하는 종류 운동이다. 흔히 스쿼트나 필라테스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운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한 이들에게는 관절 질환이 예방되지만 증상이 발병한 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운동을 할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증을 동반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 연골연화증, 연골판 파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무릎뼈 관절을 덮고 있는 연골이 단단해야 하는데 약해진 현상을 말한다. 주로 젊은 층이나 여성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단순 부종을 시작으로 연골 두께 전체에 균열이 생기거나 손상이 생긴다.

증상은 무릎 앞쪽이 뻐근하고, 무릎을 구부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혹은 무릎에 체중이 실릴 때 통증이 심하다. 무릎 운동을 할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붓기도 한다.

원인은 주로 외상이나 탈구된 무릎뼈가 제자리를 이탈한 채 재생되거나 보다 다양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소염진통제나 주사요법 등 스트레칭, 근육 강화요법 등의 보존 치료를 먼저 시행해 보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경을 이용해 고르지 못한 관절면을 고르게 깎아주거나 찢어진 연골을 부분 제거한 후 봉합술을 시행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운동선수들에게 가장 흔히 발병하는 연골판 손상 중 하나다. 갑작스러운 외력으로 발병하는 증상이다. 보통 무릎에서 연골이 손상되었다고 이야기할 때 이 질환을 의미한다고 할 정도로 보편적인 병이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일어나면 무릎이 아프고 뻣뻣해지며 붓기, 무릎 뒤틀림, 관절 운동반경의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외력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연골판이 찢어질 때 '퍽'하고 터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손상 후에도 걸을 수 있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하고 난 후에야 의료기관에 와서 진단받는 경우가 흔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부상 확률이 높다. 연골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고 조직이 얇아진다. 약해진 연골은 더 파열되기 쉬워 약간의 뒤틀림이나 무릎 하중으로부터도 발병이 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울 경우 얼음찜이나 압박붕대 소염진통제나 주사 요법을 쓰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관절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조직을 제거하고 다듬거나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

증상은 가벼운 통증과 함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부분에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고 "딱딱"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무릎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고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무릎 연골이 닳아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으로 주로 50대 이후에서 발생한다. 노인성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한번 손상되거나 닳은 연골은 자연적으로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사 요법과 약물치료를 등 병행해 수술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정영수 정형외과 전문의가 잘못된 운동이 무릎관절에 미치는 원리와 발병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바로본병원 제공

정 전문의는 "관절질환의 경우 대부분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퇴행으로 발병하는 만큼 반드시 의료인과 상의 후 치료해야 한다"며 "잘못된 정보는 증상을 악화시킬뿐더러 수술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는 정보나 비의료인에게 현혹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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