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K 페이스 안우진, 레전드 모두 소환해 41년 역사 새로 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7. 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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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K 페이스의 안우진(23, 키움)이 레전드의 기록을 모두 소환해 41년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쓸 조짐이다.

안우진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8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동시에 올 시즌 7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펼치며 시즌 146탈삼진째를 기록했다.

해가 지날수록 더 물이 오르고 있는 안우진의 탈삼진 능력이다. 실제 지난해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가 6경기로 최다였던 안우진은 19경기를 치른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7경기로 늘렸다. 등판 경기의 약 27%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잡고 있을 정도로 올 시즌 삼진 페이스가 놀랍다.

사진=김원이 기자
특이점은 올 시즌 안우진의 두 자릿수 탈삼진이 모두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올 시즌 안우진은 4월 1일 고척 한화전 12탈삼진(역대 개막전 최다), 4월 7일 창원 NC전 12탈삼진, 4월 19일 고척 삼성전 10탈삼진, 5월 6일 고척 SSG전 10탈삼진, 7월 11일 고척 KT전 11탈삼진, 7월 27일 고척 한화전 10탈삼진으로 홈에서 압도적인 탈삼진 머신의 위용을 보여줬다.

올 시즌 안우진의 원정 경기 성적(3승 4패 평균자책 2.05)이 홈(4승 2패 평균자책 2.05)보다 더 좋다는 점에서 특이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제 안우진 개인으로는 지난해 일말의 아쉬움을 씻고 레전드들을 넘어 KBO리그 탈삼진 최고 기록을 노려볼 수 있는 흐름이다. 우선 현재 페이스라면 안우진은 지난해와 같은 30경기에 등판한다는 가정하에 230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가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를 넘어서 41년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해 안우진은 224탈삼진으로 종전까지 故 최동원이 갖고 있었던 내국인 투수 탈삼진 기록(223탈삼진)을 경신한 바 있다. 올 시즌 현재 페이스대로 230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면 삼진 기록에서만큼은 KBO리그 역사에 우뚝 서게 된다.

동시에 안우진은 2년 연속 200탈삼진이란 KBO리그 최초의 대기록도 정조준 중이다. 200탈삼진 이상은 역대 11명의 투수가 15차례 달성했는데 3회로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동열이나 2회의 류현진도 2년 연속 200탈삼진은 기록하지 못했다.

안우진이 문제점을 개선해 짧은 부진을 털어내고 후반기 다시 폭주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기록 예상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27일 한화전 무실점 투구 전까지 안우진은 6월 28일 KIA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실점을 했고 5실점 경기가 한 차례, 4실점 경기가 2차례 있었다.

한화전 이후 만난 안우진은 “최근 4~5경기들이 안 좋아서 무엇이 바뀌었나 고민도 해보고 분석을 통한 데이터도 봤는데 시즌 초반보다 직구가 투심성으로 날려서 가고 있더라”면서 “그런 직구 무브먼트가 변해서 캐치볼 할때부터 최근 2주간 그런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신경 썼는데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부진의 이유와 개선의 과정을 설명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지난해에도 안우진은 투구 동작에서 몸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져 팔 스윙 동작이 다소 옆이나 앞에서 나와 제구나 구위가 떨어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올해도 다시 나타난 문제점을 현재 개선 중이다.

안우진은 “팔을 내려놓는 길이나 공을 똑바로 눌러서 던지는 그런 감각을 더 신경써서 던지니까 좋아진 것 같다”면서 “투심성으로 공이 들어가면 수평 무브먼트만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노림수나 제구력도 물이 올랐다. 실제 27일 한화전에서 안우진은 상위 타순이나 중심타자들을 상대로는 삼진을 솎아내고 하위 타선에는 범타를 유도하다, 다시 그 패턴을 뒤집는 등 의도한대로의 변화무쌍한 투구로 단 한 차례도 2루 득점권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안우진은 “중심 타선들은 직구, 그리고 칠 것 같은 타이밍에는 초구를 직구를 던져도 위닝샷이라고 생각하고 (전력으로) 던지고 반대로 초구에 직구를 노리고 있을 것 같으면 내 생각대로 세게 던져봤다”면서 “타자가 원하지만 치지 못하도록 할 때도 있고, 혹은 힘을 빼고 던질 때도 있고 그렇게 패턴을 바꿔서 던졌다. 오늘은 (이)지영 선배 리드가 너무 좋았고, 커브가 잘 통해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안우진의 탈삼진 능력이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은 제 3구종인 커브 혹은 체인지업의 숙련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우진은 많은 이닝과 탈삼진을 잡을 수 있는 경기와 아닌 경기의 차이를 ‘3구종의 컨트롤’로 설명했다.

안우진은 “3구종의 컨트롤이 잘 사는 경우는 잘 됐다. 직구, 슬라이더에 이어 3구종은 커브나 체인지업인데 1~3구종이 다 제구가 잘되는 날에는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고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로 가는 경우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안우진의 목표는 승리 뿐이다. 안우진은 “후반기에는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야 한다. 또 순위 경쟁하고 있는 팀이랑 붙었을 때 많이 이겨야 벌어질 수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선수들이 항상 생각하고 경기하고 있고 팀은 일주일에 4승 2패 이상으로 목표를 잡고 있다”며 키움의 후반기 반격을 다짐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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