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8월 2일 복귀 확정…14개월의 인내·2개월의 전력투구
올 시즌 종료 뒤 토론토와 계약 만료…남은 시간은 2개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올해 1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0대 중반인 류현진이 7월 중에 복귀하는 건 쉽지 않다. 혹시 돌아온다고 해도 선발 등판해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오프너나, 오프너와 불펜 사이에서 비교적 긴 이닝을 던지는 브리지 가이(bridge guy)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29일(한국시간) SI와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준비를 마쳤다.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뒤돌아볼 필요가 없다"며 "류현진은 투구 수 제한도 없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복귀전이 한국시간으로 8월 2일 오전 8시 7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로 확정됐다.
재활을 마친 류현진이 '비관론'을 뚫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목표로 했던 '7월 중 복귀'보다 며칠 뒤로 밀리긴 했지만, 류현진은 오프너나 브리지 가이가 아닌 '투구 수 제한이 없는' 완전한 선발 투수로 복귀전을 치른다.
류현진이 빅리그 경기에 등판하는 건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 이후 정확히 1년 2개월 만이다.
당시 4이닝 5피안타 3실점 한 뒤 팔꿈치 통증을 느껴 강판한 뒤 "오늘 등판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피하고 싶어 하던 류현진도 막상 수술이 확정된 뒤에는 "2023년 7월 중 복귀를 목표로 재활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야구 인생에서 총 4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재활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인 2015년 5월, 선수 생활을 건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6년 9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자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2016년에 받은 수술은 인대 접합 수술에 비해 재활 기간이 짧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술이었다.
류현진은 수술 후 재기에 성공했다.
2006년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KBO리그를 지배한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에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열린 2020년에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토론토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평균자책점이 4.37(14승 10패)로 치솟는 등 고전했고, 지난해는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다가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5.67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분필 이론'에 따르면, 투수의 팔은 닳는다. 투수들은 '닳는 속도'를 늦추고자 애쓴다.
KBO리그에서 정규시즌에만 1천269이닝을 던지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1천3⅓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의 팔에도 피로가 쌓였다.
닳는 속도를 더는 늦출 수 없으면, 지친 팔에 다시 힘을 싣고자 수술을 택한다.
하지만, 수술 후 재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6년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른 류현진에게는 36세라는 '나이'도 장벽이었다.
앞선 세 번의 수술과 더 많은 재활 속에서도 늘 성공적으로 복귀한 류현진도 네 번째 수술 뒤 재기 여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류현진은 구위 회복을 위해 길고 고통스러운 수술과 재활을 택했다.
재기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단 류현진은 14개월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2020년 토론토와 4년 8천만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올 시즌 뒤 계약이 만료된다.
토론토는 10월 2일에 2023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4개월 동안 인내한 류현진이 남은 두 달, 전력투구를 예고했다.
남은 2개월의 성적은 류현진의 빅리그 잔류와 KBO리그 복귀, 둘 중 하나를 결정할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류현진 주요 부상·재활 일지
▲ 고교 시절
- 2004년 4월 30일= 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2005년 마운드 복귀.
▲ 한국프로야구
- 2008년 5월 30일= 왼 팔꿈치 통증으로 프로 입단 후 첫 1군 엔트리 말소. 12일 만에 마운드 복귀.
- 2011년 6월= 견갑골(어깨뼈) 염증으로 1군 엔트리 말소와 복귀, 중간계투 등판, 엔트리 말소 등 재활 과정. 72일 만에 선발 복귀.
▲ 메이저리그 진출 후
- 2013년 5월 29일= 에인절스전에서 타구에 맞아 왼발 부상. 10일 만에 복귀.
- 2014년 4월 28일= 콜로라도전 어깨 통증, 검사 결과 왼쪽 어깨 근육에 염증 발견,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부상자 명단 등재. 24일 만에 마운드 복귀.
- 2014년 8월 14일= 애틀랜타전 오른쪽 엉덩이 통증, 시즌 두 번째 부상자 명단 등재. 18일 만에 복귀.
- 2014년 9월 12일= 샌프란시스코전 왼쪽 어깨 통증, 정규시즌 조기 마감,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복귀.
- 2015년 3월 18일= 시범경기 오클랜드전 어깨 통증, 5일 후 캐치볼에서 다시 통증 느껴 LA에서 정밀검진, 다저스 주치의 '2주간 휴식' 처방. 부상자 명단에 오른 채 정규시즌 개막 맞이.
- 2015년 5월 5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 등재.
- 2015년 5월 22일=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
- 2016년 7월 8일= 어깨 수술 후 첫 등판.
- 2016년 7월 9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 등재.
- 2016년 9월 29일= 류현진 왼쪽 팔꿈치 관절경 수술. 괴사 조직 제거.
- 2017년 4월 8일= 팔꿈치 수술 후 첫 등판.
- 2018년 5월 3일 = 애리조나전 투구 중 왼쪽 사타구니 통증. 105일 만에 복귀.
- 2022년 4월 17일 = 오클랜드전 뒤 왼쪽 팔뚝 통증. 28일 만에 복귀.
- 2022년 6월 2일 = 화이트삭스전 투구 중 왼쪽 팔뚝 통증. 15일짜리 부상자 명단 등재.
- 2022년 6월 4일 = 왼쪽 팔뚝 염좌와 팔꿈치 염증 소견.
- 2022년 6월 15일 = 토론토 구단 "류현진 팔꿈치 수술 결정" 발표
- 2022년 6월 19일 = 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 2023년 7월 25일 = 류현진, 토론토와 동행 시작
- 2023년 7월 29일 = 슈나이더 감독 "류현진 8월 2일 볼티모어와의 홈 경기에서 복귀"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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