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구 “’이생잘’, 이번 생에 만나게 되어 고마워…잊지 못할 인연들” (종합)[인터뷰]
[OSEN=유수연 기자] 배우 안동구가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최근 종영한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이하 ‘이생잘’)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안동구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생잘’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환생 로맨스 드라마로 전생을 기억하는 19회 차 인생 '반지음'(신혜선)이 꼭 만나야 하는 '문서하'(안보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3일 12부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극 중 서하(안보현 분)의 절친한 친구이자 믿음직한 비서 하도윤 역을 맡아 매력을 선보인 안동구. 현재 촬영 종료 후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안동구는 ‘이생잘’ 종영 소감에 대해 “정말 긴 시간 동안 촬영했다. 작년 이맘때쯤부터 시작해서 올해 1월까지 8개월 정도 촬영을 했다”라고 운을 떼며 “끝나서 아쉽기도 하고, 그동안 많은 추억이 생각나기도 한다. 아쉬워서 계속 생각날 것 같고, 아직도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작품 합류 비하인드에 대해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됐다. 3차까지 있었는데, 처음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웹툰 원작을 접하고 도 윤이 역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3차까지 붙었을 때는 ‘이거 진짜 되려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긴장도 됐고, 선배 배우들과 이나정 감독님의 합류 소식을 듣고는 더더욱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회상했다.
안동구는 이번 작품에 대한 부담감에 관해 묻자 “새로운 작품 하게 되면 항상 부담감을 느끼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종류의 부담감이 있다면 도윤이가 원작에서 워낙 사랑을 많이 받은 캐릭터이다 보니 원작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매력을 잘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도윤이는 극 중 인물한테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청자분들은 도윤이의 심리를 알아야 하니, 시청자분들은 알고, 극중인물은 도윤이의 감정을 모르게 표현해야 했는데, 그 지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디테일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괜히 눈길을 한 번 더 준다든지, 자제해야 할 때는 주먹을 쥔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넣어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라며 “어떻게 보면 저에게 있어 도전이었던 것 같다. 이전 작품에서는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좋으면 웃을 수 있었지만, 감정을 오롯이 눈빛으로 전달하고 참아야 하는 것들이 처음이라 저에게 굉장히 도전이었다. 그대로인 걸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그 부분에서 도윤이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끝까지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후반부 초원 이에게 고백을 하고 난 후부터는 ‘이제는 감정을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왔다. 조금이지만, 뒤로 갈수록 마음대로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그는 “웹툰 원작이 있지만, 원작 팬들만 생각할 순 없었다. 드라마로 처음 보시는 분들도 계시니,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게끔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라며 작품 합류 전 의지를 언급하며 “혼자였다면 힘들었겠지만, 감독님, 안보현, 신혜선, 하윤경 등의 배우가 함께 해줬기 때문에 잘 나왔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작품은 정말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라며 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함께 로맨스 연기를 선보인 배우 하윤경과의 호흡에 대한 언급도 놓칠 수 없었다. 안동구는 극 중 긴 짝사랑 끝에 이루어진 초원과 도윤이의 러브 스토리에 대해 “두 사람이 잘 되고 나서 더 꽁냥대는 순간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히 있었다. 시청자분들도 아쉬웠을 것 같고, 그 후를 상상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저는 오히려 열린 결말이어서 더 좋은 것 같더라. 사실 뒷이야기를 다 보여드리게 되면 도윤이의 첫 이미지와 너무 다른 모습들이 나올 수 있지 않겠나”라며 “둘이 애잔했다, 절절했다는 기억으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감독님과 주변 분들에게 많이 의지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제가 막내이다 보니, 누나, 형들이 많이 챙겨주셨었다. 그렇다고 ‘내가 누나고 형이니까 너 이렇게 해’, 라는 식이 아니라, ‘네 생각은 어때?’하고 많이 물어봐 주셨다. 윤경 누나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래도 같이 붙어있는 장면이 많다 보니, 서로 잘 맞기도 하고 많이 챙겨주기도 했다. 가끔 어떻게 연기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고 하면 제 의견을 듣고 ‘그걸로 하자’고 조언해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배우들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술도 한 잔. 씩 하고, 본방송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이야기도 나눴다”라고 말하며 훈훈한 케미를 자랑했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에도 ‘로맨스’가 빠지지 않았다. 안동구는 “DM으로 시청자 반응을 확인했는데, 극 중 도윤이가 초원이의 마음을 거절하는 장면이 나오면 ‘초원이 울리지 말라’, ‘너도 힘들지 않나’라고 오고, 제가 우는 장면이 나오면 ‘도윤이도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면서 제 편을 들어주시더라. 수많은 반응을 보면서 정말 많은 분이 작품을 사랑해 주시고 계신다는 걸 느끼며 감사했다”라며 웃었다. 해외 각국의 팬들이 전하는 뜨거운 응원에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댓글이 정말 다양한 국적으로 달리더라. 이번 작품을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봐주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댓글이 완벽하게 번역이 되지 않아 어떤 반응인지 궁금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주변 지인들의 반응에 대해서 “밖을 잘 나가지 않아서 실질적인 반응은 피부로 못 느끼고 있지만, 확실히 이번 작품 이후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초등학교 동창들부터 중학교 선생님, 초등학교 때 과외 선생님께서도 연락이 왔다”라며 “선생님들은 제 연락처가 없으시다 보니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그렇게 남들 앞에서 나서는 걸 좋아하더니 너무 장하고 기특하다’고 하시더라. 그 반응을 보니 저도 기분이 새삼스럽고 이상했다. 나는 일을 하는 건데, 누군가에게는 감동적인 일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참 감사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극 중 수트 입은 장면이 자주 나오다 보니, 아버지께서 ‘잘 나온다.’, ‘잘 어울리네’, ‘근데 집에서는 왜 이러고 있나’라는 말씀하시더라”라고 웃었다.
2019년 JTBC 드라마 ‘바람이 분다’로 데뷔한 그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설강화: snowdrop’, SBS ‘그 해 우리는’, KBS2 ‘법대로 사랑하라’ 등 다양한 작품에 감초 역할로 출연하며 필모를 쌓아왔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극 중 초반, 용감하게 주민을 돕다 안타깝게 사망한 군인 ‘이수웅’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안동구는 “사실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스위트홈 군인이다’라는 반응을 많이 본다”라며 “당시 머리가 실제 군 생활을 할 때보다 짧았다. 그만큼 다른 외형을 하고 있다 보니, 다들 제가 새로운 작품에 나오면 긴가민가하다가 검색하고 나서 ‘그 사람이었네!’라고 하실 때마다 재미있다”라고 웃었다. 이어 “(이렇게) 시청자들이 한눈에 못 알아채는 것도 배우로서 되게 좋은 칭찬 아닌가. 많은 분께 하나의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감사한 일이다. 더불어 ‘이생잘’ 도윤이로도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배우 데뷔에 대한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18살 때였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애매한 학생이었다. 공부하다가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고, 그렇게 취업할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막막하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답답하더라. 남들 앞에 서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었고, 스스로 공부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른 걸 해야겠다’, ‘당장 진로를 바꿔야겠다.’ 싶어서 검색창에 ‘연기학원’을 치고 맨 위에 뜬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가서 수업을 듣다 보니 또 다른 재미를 느껴서 그 길로 연기를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지망했고, 학교에서 연기를 배웠다. 독립영화는 19살 때부터 찍었고, 졸업할 때 즘부터는 작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당연히 싫어하셨다. 걱정도 많으셨지만, 확인을 시켜 드린 후에는 전폭적으로 믿고 밀어주셨다”라며 “연기 학원에 다닐 때였다. 당시 월말 평가로 부모님을 초대해서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제 연기를 보고 어머니가 ‘너 연기 해도 되겠다’라고 하시더라. 그때의 그 힘을 얻어서 연기를 해나갔고, 지금까지도 부모님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출연을 원하는 캐릭터 및 작품에 대해 “이번에 로맨스를 해보다 보니, 재미있어서 로맨스 작품을 조금 더 해보고 싶다. 또 (연기를) 오래 할 거니까, 나이가 들면 느와르나 악역 같은 센 캐릭터도 도전해 보고 싶다. 캐릭터는 다 한 번씩 만나보고 싶다. 저도 아직 시작하는 단계니 내 한계를 모르지 않나. 그래서 시험하고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액션 연기에 대한 생각을 묻자 “사실 최대한 (몸을) 안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 버티고 싶었는데,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언젠가는 하게 될 것이니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라며 “그렇다고 몸 쓰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다. 학교에서 몸을 쓰는 연기 수업도 해봤고, 액션 스쿨도 가 봐서 두려움은 없다. 다만, 액션이 힘들다는 건 알고 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과제이기도 하고,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이생잘’ 이후 이동구는 영화 ‘옆에서 숨만 쉬어도 좋아’를 통해 찾아올 예정이다. 옆에 있기만 해도 좋은 청춘 커플 화란(김향기 분)과 이완(안동구 분)이 만만찮은 현실로부터 그들의 꿈과 사랑을 지켜내려는 이야기로, 안동구는 남자 주인공 이완 역을 맡았다. 안동구는 향후 배우 활동에 대한 각오에 대해 “꾸준히 사람들이 저를 편안하게 믿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목표를 정해 놓으면, 그걸 이루고 난 뒤에는 끝날 것 같으니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다. 내 몸이 힘들 때까지 해볼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안동구는 “어떤 작품을 하던 사람이 남으면 감사하고, 소중한 것 같다. ‘이생잘’ 역시 이 작품이 아니었다면 이 조합으로 이 배우들을 만나기 힘들었을 것 같고, 이번 생에 만나게 되어 고마운 작품이자, 잊지 못할 인연들이 된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더 사랑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됐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라며 ‘이생잘’에 대한 애정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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