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바다 정원' 팔라우 여행길 다시 열렸다…'정기 노선' 추진
남태평양의 청정 휴양지로 잘 알려진 팔라우 직항편이 재개되면서 관광업계의 기대가 크다. 그간 발리나 푸켓 등 동남아 일부지역으로 쏠렸던 휴양 관광상품의 다변화 측면에서도 팔라우 관광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28일 오후 7시 30분 인천공항에선 제주항공의 인천발 팔라우행 첫 전세기가 이륙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코로나 창궐 등의 사유로 3년 반 동안 끊겼던 팔라우행 항공편을 새로 연결해 9월 19일까지 6차례 전세기로 왕복운항한다. 아울러 빠르면 10월 말 경부터는 정기 노선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번 팔라우 취항은 지난 5월 말 서울에서 열렸던 '2023 한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의 요청에 응하면서 이뤄졌다. 휩스 대통령은 직항노선 재개를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에 하늘길 재개 검토를 적극적으로 지시하면서 이번 전세기가 비교적 빨리 뜰 수 있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번갈아가며 취항했던 팔라우 노선에 이번엔 제주항공이 발빠르게 나섰다. 직항 재개 외에도 팔라우는 도로나 항만, 공항 건설 및 정비사업 등에도 한국 기업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라우는 '신들이 노니는 바다의 정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울 만큼 뛰어난 자연환경과 세계 최고 선진국 수준의 자연보호 정책과 실행을 자랑하는 매력적인 관광 국가다. 업계에선 이번 전세기를 시작으로 팔라우 관광이 코로나 이전처럼 정상화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팔라우는 여행 고수들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 가장 좋았던 휴양형 여행지로 자주 꼽을 만큼 한 번 가면 그 매력을 잊지 못한다는 마성의 여행지로 소문나 있었다.
특히 해양 레포츠를 즐기는 국내 여행객들에게 팔라우는 최선호 지역 중 하나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봐도 환경보호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강한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팔라우는 비교불가의 청정한 자연을 자랑한다.
소위 '지속가능한 관광'을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엄격하게 현지 주민 뿐 아니라 외래 관광객들에게도 실천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대표적 실행방법 중 하나는 팔라우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환경보호 서약'이다. '팔라우 서약(Palau Pledge)'을 입국시 직접 관광객이 서명을 통해 맹세하도록 해서 모든 관광객들이 환경보호에 한 번 더 신경쓰도록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바닷속 산호 보호를 위해 유해성분이 있는 선크림은 쓰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 환경세를 걷어 자연환경 보존에 쓰는 원칙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그 덕에 쓰레기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해변과 바다 환경을 관광객들이 언제나 누릴 수 있다. 자연보호에 있어선 팔라우가 선진국들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해양 환경은 먼 바다가 아니더라도 섬 주변과 해변 관리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현재 팔라우 직항 관광상품은 하나투어에서 패키지로 단독 판매하고 있다. 만석에 가까웠던 28일 출발 상품을 제외하고는 전세기 상품으로 8월 25일과 9월 19일로 2번 남아 있다. 전세기가 6번 왕복을 하지만, 현지 출발을 위한 비행과 귀환 비행을 제외하면 관광객이 5박 6일 패턴으로 관광할 수 있는 항공편은 3번인 셈이다.
제주항공과 하나투어 등에 따르면 현재 5박 6일 패턴의 남은 2번의 전세기는 좌석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다만 한달 가량 여유가 있는 이라면 '한달 살기'를 전세기로도 시도해볼 수 있다. 8월 1일에 팔라우로 출발한다면 8월 26일이나 30일 귀국 항공기를 이용하는 식이다. 여행고수라면 렌터카를 빌려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현지 투어를 위한 한인 여행사와 일본계 회사 등도 영업 중이다. 여행 인프라가 잘 돼 있어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한적해 괌이나 사이판 등에 비해선 비교적 더 여유로운 휴양을 즐길 수 있다.
팔라우는 '세계 최고의 해양 지역'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자연 보호 정책을 적극 따르면서 건축물도 높이제한이 있어 숙박시설이 많은 편은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대형 호텔리조트는 아직 없지만 5성급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와 일본 니꼬 그룹이 운영하는 로열 리조트 등은 전용 해변을 보유한 시설로 충분한 숙박 편의를 제공한다.
특히 이들 리조트의 전용해변은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맑은 물 속 물고기를 관찰 할 수 있을 만큼의 청정 바다를 자랑한다. 퍼시픽 리조트의 방갈로 객실은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비교적 현대적 시설인 로열 리조트는 전용해변에 바닷물을 인공 수영장처럼 조성해 아이들과 안전하게 해수욕과 간단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게 해 놓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락 아일랜드'는 팔라우와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화산 작용에 의해 생긴 석회암 무인도 445개가 흩어져 상공에서 바라보면 장관을 이룬다. '바다의 정원'이라는 팔라우의 별칭도 락 아일랜드의 환상적인 풍경에서 유래했다.
호핑 투어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팔라우 여행의 필수 코스다. 하얀 천연 산호가루로 머드팩을 즐기는 '밀키웨이', 다이빙 명소 수직 절벽 '빅 드롭 오프', 독없는 해파리가 살고 있는 '해파리 호수' 등도 락 아일랜드 속 필수 코스다.
산호가루 머드팩을 몸에 바른 후, 염도가 높은 잔잔한 바다에 뛰어 들어 깨끗하게 씻어내는 '밀키웨이' 코스는 피부 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도 바다 위에 몸이 둥둥 뜨는 신기한 경험도 즐길 수 있다.
황금 해파리 떼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해파리 호수'도 다른 곳에선 경험할 수 없는 팔라우 여행만의 묘미다. 원래는 바다였으나 지각 변동으로 인해 산 속 소금물 호수가 된 이 곳의 해파리는 포식자가 없어지면서 촉수가 퇴화해 독성도 사라져 위험하지 않다.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돌핀스 퍼시픽'에선 보호 중인 돌고래들과 수영을 하거나 재롱을 볼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을 만들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돌고래 쇼장과는 달리 설립취지부터 돌고래의 보호를 위한 시설이란 점을 느낄 수 있어 아이들에겐 교육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팔라우에선 폭포투어와 정글 트레킹 등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팔라우 경제개발·관광·투자·무역 특별고문인 박재아 태평양관광기구 한국사무소장은 "팔라우는 관광산업 비중이 매우 큰, 작은 태평양 섬나라지만 중국의 대만과의 국교 단절 압박을 거부할 만큼 당찬 나라여서 그들이 추구하고 선도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도 그 의미와 가치가 특별하다"며 "이번 전세기를 통해 팔라우를 경험해 볼 관광객들 뿐 아니라 향후 정규편을 통해 많은 분들이 양국의 관광과 경제교류에 동참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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