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좨송해요. 새로 살마 드릴게요"‥노부부 사장님 진심에 '돈쭐'
한 배달앱에 남긴 리뷰글입니다.
별다른 내용도 없이 우는 이모티콘과 함께 별점 1점이 매겨졌습니다.
사장님은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합니다.
오이냉국수를 시켰다는 또 다른 리뷰글.
오이를 빼달라고 했는데 넣어놨다며 역시 최하점을 줬습니다.
사장님은 너무 너무 죄송하다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답합니다.
이 가게는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 위치한 대박분식.
75세의 할아버지와 68세의 할머니 노부부가 운영하는 분식집인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좨송하다고 잘못 쓰는 등 표현은 서툴지만 안 좋은 리뷰에도 일일이 댓글을 다는 노부부의 진심이 전해진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노부부가 낮은 별점 때문에 악영향을 받진 않을까 걱정하며 앞다퉈 음식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돈쭐내기'에 나선 건데 지난 24일에는 이 가게가 배달앱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관심에 사장님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박분식 사장] "음식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르는 늙은이들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난리네."
하지만 음식을 잘 못한다는 겸손한 대답과는 달리 노부부는 20년 넘게 분식점을 운영해온 베테랑입니다.
원래 리어카에서 과일을 팔면서 돈을 모았는데 우연한 계기로 분식점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대박분식 사장] "돈을 조금 여기 옛날 BYC(속옷 가게) 하던 사람 조금 빌려줬더니 그 돈을 못 갚고 가게로 넘겨주고 갔어요."
그렇게 20년 넘게 노량진을 지켜오며 쌓아온 수많은 인연들.
그 인연들이 있었기에 노부부의 사연도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박분식 사장] "모르는 사람이 돈 들어와서 10만 원 주고 가고 화분도 막 큰 게 선물 들어왔어요. 누가 보내왔어. 그러고 또 누가 우리 집에서 우리 집으로 배달시키고 건강하고 만수무강하세요. 그러고 카카오톡에 문자로 왔더라고요."
사장님은 갑자기 커진 관심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08894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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