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빠져나간다고?...한국 금리가 美보다 2%P 낮아도 끄떡없는 까닭
FOMC가 7월 정례회의 끝에 기준 금리를 재차 인상하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에서 5.25~5.50%구간으로 올랐다. 미국 기준으로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한국과 미국 금리차이는 최대 2%로 커지면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선진국 금리가 신흥국 금리보다 오르면 상식적으로는 선진국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이 맞다.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가가 부도날 확률이 낮은 선진국 채권이 수익률까지 높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흥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 채권을 사기 위해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신흥국 화폐를 선진국 화폐로 바꿀 것이고 이 과정에서 신흥국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최대 역전폭이 1.5%포인트였던 2018년3월~2020년2월에는 주식자금(-7조2340억원)은 유출됐지만 채권자금(25조760억원)은 대거 유입되면서 총 17조8420억원의 외국인 증권자금이 순유입됐다.
외국인 증권 자금이 순유출된 금리 역전기는 최대 역전폭이 1%포인트였던 2005년8월~2007년9월이 유일했다. 주식자금은 34조6480억원 유출됐고 채권자금은 18조5190억원 유입돼 증권자금은 총 16조1290억원이 순유출됐다.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다른 나라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한국 이외에도 미국과의 정책 금리가 역전된 상당수 국가에서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내외금리차 역전과 외국인 채권자금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한국·말레이시아 등은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채권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이사는 “대외순자산이 순부채보다 많다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오는 것 외에도 이자나 배당 등 달러 자산을 수취할 방법이 있다는 뜻”이라며 “더 이상 한미 금리차가 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요인들이 대외 금리차를 극복할 만큼 한국 증권 시장의 매력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권 부장은 환헷지에 의한 초과수익, 향후 금리 전망, 한국의 신용등급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 환 위험을 헷지하기 때문에 환 헷지 관련 수익과 비용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둔다. 한국은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수요가 큰 특징이 있어 환 시장에서 달러 조달 비용이 높고,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 헷지를 하면서 추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 수익을 고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투자 기대수익률은 미국 국채보다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실제 시장에서 채권이 유통되는 금리차는 2%포인트보다 작다는 점도 한미 정책 금리차의 영향을 다소 무력화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는 단기 국채 금리보다 낮아진 상태로, 한미 장기채권간의 금리차는 단기채보다 작다. 금융투자협회와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한미 국고채 10년물 금리차는 0.423%포인트, 3년물 금리차 0.943%포인트다. 단기물도 금리차가 정책금리차인 2%포인트까지는 나지 않을 뿐더러 장기물로 갈수록 그 폭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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