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잡은 ‘PSG 이강인’에 헉...더 놀란 기업이 따로 있다는데 [홍키자의 빅테크]
쿠팡이 다음달 3일 파리생제르맹과 K리그팀 전북현대의 맞대결을 성사시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강인 선수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아직 예매(24일)가 시작되기 전이었죠. 물론 전 세계 유명 선수를 다수 보유한 파리생제르맹을 국내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예매 인기는 후끈 달아오를테지만, 네이마르에게 볼을 배급하는 이강인 선수를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즐거움을 축구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니까요.
쿠팡플레이시리즈는 올해로 2회째입니다. 취지는 심플합니다. 쿠팡의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주는 혜택을 늘리자는 겁니다. 축구 팬들에게는 해외 명문 빅클럽 선수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죠. “어떻게 트레블(챔피언스리그·자국 리그·컵대회 우승)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를 부를수가 있나”라는게 대부분의 반응이었죠.
단일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토트넘 경기 이후 이용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서비스의 존재감을 확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었죠. ‘쿠팡이 큰맘 먹고 돈 쓰면 유럽 명문팀도 부를 수 있구나’하는 이미지를 심어줬던 것은 대대적인 성과였습니다. 언제라도 쿠팡에 돈을 지불해 유료고객이 될 잠재고객들의 마음까지 훔친 것이니까요.
다른 조사업체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6월 월간활성사용자 수는 487만 명으로 웨이브 395만 명을 92만 명 차이로 앞섰고, 티빙 519만 명에 비해서는 32만 명 뒤쳐진 수준이었습니다. 통계적 차이를 감안하고라도 1위에 이미 등극했거나 1위를 넘보는 겁니다.
후발주자였던 쿠팡이 토종 OTT 앱 중에 1위를 차지했다는 게 괄목할만한 지점입니다. 쿠팡플레이는 티빙과 웨이브 등 다른 OTT에 비해 한발 늦게 출범했죠. 2020년 12월에서야 첫 출범 했고, 타사 서비스에 비해 오리지널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앞선 선발대를 따라잡기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출시 초기 1년 동안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죠.
올해 쿠팡플레이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 1부리그와 2부리그 전 경기를 독점 생중계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K리그가 OTT에서 독점 생중계되는 것은 리그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K리그의 평균 관중은 1만1500명 수준까지 올라섰는데, KBO(한국프로야구)의 평균 관중인 1만259명 수준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나왔죠. K리그의 인기 비결을 분석한 다양한 글 중에 하나가 바로 쿠팡플레이의 생중계라는 겁니다.
노출이 돼야 일단 보는데, 과거에는 노출도가 현저하게 낮았다면 지금은 쿠팡플레이 누르기만 하면 2부리그까지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중계의 매력도는 지금 이 순간 봐야한다는 겁니다. 물론, 하이라이트 경기를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가 라이브로 봐야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이죠. 드라마나 영화야 몰아보기도 하고, 짬내서 맘먹고 보는 것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팀의 스포츠 경기는 결과를 알고 나면 김이 팍 샌 경험이 많잖아요. 라이브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팬들이 많고요. TV 시청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스포츠 경기 시청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만큼 스포츠만이 실시간 콘텐츠의 힘을 발휘하는 몇 안 되는 장르라는 겁니다.
스포츠 중계에 투자하는 게 투자 대비 효과도 좋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시리즈 하나 꾸리는데 수백억이 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전의 히트작인 ‘오징어게임’은 제작비만 294억원이 들었고, 쿠팡플레이 첫 오리지널 콘텐츠인 ‘어느 날’도 100억원 가량 들었다고 전해지죠. 과연 수백억 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느냐, 그만큼 투자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겁니다.
반면 스포츠 중계는 그와 비슷한 투자금액으로 1년 내내 고객들을 락인해둘 수 있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협상한 중계권료가 얼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112억원의 중계권료를 얻은 K리그였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더 많겠죠.
애플은 아직 이 분야에선 후발주자입니다.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가 빅테크 기업의 새로운 전쟁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유튜브는 지난해 말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중계권을 획득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불하기 했죠. 유튜브는 7년 동안 매년 평균 20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를 내고 NFL의 일요일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또다른 빅테크 아마존은 어떨까요? 아마존도 이미 NFL의 목요일 경기 중계권을 지니고 있고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중계권도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OTT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는 관행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DAZN은 2028년까지 10년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경기의 온라인 방영권을 획득했고요. DAZN은 또 2020년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전체와 온라인 전송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트리밍 스포츠 중계 범위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죠.
스포츠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을 묶어냅니다. 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만큼은 꼭 챙겨보잖아요. 기술이 점차 발전해 현장감을 더 느낄 수 있게 영상 송출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스포츠 스트리밍에 대한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겁니다. 스포츠를 점찍고 전방위 공격을 퍼붓는 쿠팡플레이가 국내서 넷플릭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직도 사랑인줄 알고…은퇴 공무원, 연금 5100만원 날릴 뻔 - 매일경제
- “길이 1m 이 녀석 잡았다”…영주시 들썩이게한 ‘악어출몰’ 사건 실체 - 매일경제
- 속도 느려진 내 스마트폰...알고보니 광고대행사가 ‘몹쓸 짓’ 했다 - 매일경제
- 또 ‘뼈없는 순살 아파트’...LH 발주 공공주택 주차장도 철근 누락 - 매일경제
- “논두렁에서 비명이”…맷돼지 급습에 팔·다리 물린 60대 여성 - 매일경제
- 이말년 “주호민 사건 안타까워...기다려달라” - 매일경제
- 누가 경기침체 온다고 했나요…두달 연속 트리플 성장 이뤘다 - 매일경제
- “한국서 돈 많이 벌었어요”…손실 메꾸고 8% 수익 올린 국민연금 - 매일경제
- 매경이 전하는 세상의 지식 (매-세-지, 7월 29일) - 매일경제
- ‘잘 가세요’ 들은 홍명보 “여기가 울산인 줄…시메오네와 악수 못한 거? 불만 없어” (일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