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에 빡친 검사 "의리? 돈앞엔 형님 뒤통수도 쳐…요즘 조폭, 펀드도 한다"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조폭들에게 의리가 사라진 지 오래다. 돈 앞엔 형님도 없다. 자기 살려고 형이고 동생이고 다 분다. 문신은 내면의 허약함을 감추려는 과시용일 뿐이다."
온몸에 문신을 한 채 단합대회를 하는 젊은 조직폭력배(조폭)들의 영상에 입술을 파르르 떠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에 '검사님 표정에서 깊은 빡침이 느껴진다'는 누리꾼들의 응원을 받았던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수사부장(49·사법연수원 33기)이 진단한 요즘 조폭들의 모습이다.
하얏트호텔에서 난동을 부렸던 수노아파를 검거해 와해시켰던 '조폭 저승사자' 신 부장검사는 28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조폭 생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 조폭 근거지, 유흥업소에서 코인 펀드 등 자본시장으로 이동…돈되는 건 뭐든
신 부장검사는 "과거 조폭들은 나이트클럽, 룸살롱 등에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거나 성매매 업소, 불법 오락실 또 불법 사채업 운영 등 고전적인 비즈니스를 많이 했었지만 코로나 이후 유흥가 쪽에서 기생할 수 있는 여건이 악화돼 다른 돈 되는 방면으로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고 했다.
즉 "보이스피싱, 인터넷 도박은 이미 조폭들이 진출해서 장악한 지 오래됐고 최근에는 코인, 주식, 사모펀드, 전환사채, M&A시장 등 자본시장까지 진출해 있다"는 것이다.
영화 등에서 그리고 있는 조폭세계 의리에 대해 신 부장검사는 "의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 맞춤형 조폭수사…형님에게 '동생 보기 부끄럽지 않냐', 동생에겐 '형님 잘 모셔야지'
신 부장검사는 "쉽게 말해서 돈이 형님이기 때문에 돈 앞에서는 형님들도 뒤통수를 맞는다"며 "저희 앞에 오면 살아야 되니까요. 형님도 팔고 동생도 팔더라"고 했다.
수사기법에 대해선 "맞춤형으로 공략한다"며 "중간 행동대장급 정도가 오면 '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 동생들 부끄럽지 않냐. 시원하게 가자'고 하고 하위 조직원이 오면 '형님들 잘 모셔야지, 있는 대로 다 이야기해라'고 한다"고 살짝 비밀을 공개했다.
또 "요즘은 트렌드(경향)가 바뀌어서 디지털 포렌식(전자법의학 수사) 같은 걸 많이 취증하고 있다. 전화나 카톡 등을 압수수색만 잘하면 그 안에 자료들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서 오히려 수사하기가 수월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 문신은 '나 좀 무서워해줘' 소리…내면의 허약함 때문
진행자가 "옛날에는 조폭인 것을 숨겼는데 (지난달 6월 30일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사건 수사결과 브리핑 공개영상에서) 조폭들이 탈의하고 문신을 드러내고 소리 지르는 것을 SNS에 올렸더라"고 궁금해 하자 신 부장검사는 "조폭들은 예전부터 문신 자랑 해 왔다. 일종의 종특(종족의 특성)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SNS에 올리고 과시하고 이런 유치한 짓들을 하는 건 내면이 허약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제발 좀 무서워해 줘 이런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 부장검사는 구성원 모집이 안 되는 일본 야쿠자와 달리 한국은 신입조폭 영입이 비교적 잘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을 못 했지만 아마 이쪽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학교 생활 제대로 잘 못 했고 앞으로 크게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 흔히 하는 말로 헬조선, 이생망 하면서 굵고 짧게 살자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봤다.
◇ 조직 돈벌이 예전만 못해…각자 도생하다가 이벤트때 소집, SNS로 신입조폭 영입
그러면서 "옛날에는 조직 내에서 숙식과 금전적인 지원도 돼 조직 자체의 비즈니스만 하면 유지됐지만 지금은 그런 기생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대포폰 사업, 중고차 사업 , 사채업 등 각자도생을 하다가 조직에서 이벤트 있을 때마다 소집돼 모인다"며 "그러다 보니까 SNS 등이 신규 가입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SNS가 조폭 모집의 통로라고 말했다.
특수부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강력부에 발을 담갔다"는 신 부장검사는 "그나마 검찰에서 제일 영화에 가까운 데가 강력부다. 사회적 약자를 갈취하는 조폭, 마약 등에서 사회 안전을 지킨다는 기본적 사명감 이 있는 등 나름 매력이 있다"고 강력부 자랑을 잊지 않았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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