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요정의 기묘한 모험] 포자를 대포알처럼 발사하는 공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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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버섯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땐 흥분이 가라앉질 않았습니다.
공버섯은 이름처럼 공 모양으로 둥글게 자라며 버섯 내부에는 바둑알 같은 포자 덩어리를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버섯은 효소(체내에서 생명활동과 관련된 화학 반응에 기여하는 화합물)를 통해 내부의 압력 차이를 만들며 공버섯 내부의 막을 급격히 팽창시키면서 포자덩어리를 1~6m가량 날려 보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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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활짝 피는 공버섯
공버섯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땐 흥분이 가라앉질 않았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신기한 버섯이 있다니! 버섯들이 이렇게 다양하고 신기하게 진화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어요. 공버섯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보다가 공버섯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공버섯은 죽은 나무를 분해하는 부생균에 속하며 주로 공원의 축축한 나무 조각들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저는 공버섯을 언젠간 꼭 보고 싶은 버섯 리스트에 올렸으나 이상하게도 그동안 공버섯이 있을 만한 장소들을 둘러볼 때마다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버섯 전국 일주를 시작하자마자 운 좋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곳은 강원도 철원의 한 자연 휴양림이었죠.
저는 이끼밭에 엎드려 열심히 다른 버섯을 촬영하다가 무심코 바닥에 있던 작은 나뭇가지를 보았는데 버섯처럼 보이는 오렌지색 점 두 개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나뭇가지를 집어 자세히 관찰해 보니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공버섯이었죠.
공버섯을 직접 마주하고 나서 제가 지금까지 공버섯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크기가 최소 보리알 정도는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좁쌀보다 작았기 때문이었어요. 조그마한 공버섯을 이만큼 확대해서 찍기 위해 제가 지닌 특수 장비들을 총동원했습니다.
공버섯은 이름처럼 공 모양으로 둥글게 자라며 버섯 내부에는 바둑알 같은 포자 덩어리를 형성합니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엔 버섯의 윗부분이 별 모양으로 갈라지며 내부에 있던 포자 덩어리가 밖으로 드러납니다.
이 과정에서 공버섯은 효소(체내에서 생명활동과 관련된 화학 반응에 기여하는 화합물)를 통해 내부의 압력 차이를 만들며 공버섯 내부의 막을 급격히 팽창시키면서 포자덩어리를 1~6m가량 날려 보내지요.
● 찻잔을 닮은 찻잔버섯류
공버섯에 버금갈 정도로 독특한 버섯이 또 있습니다. 바로 찻잔같이 생긴 찻잔버섯류입니다. 찻잔버섯류에 속하는 버섯들은 죽은 나뭇가지나 외떡잎식물 등을 썩히며 영양분을 얻는 부생균이에요. 대부분 연필 굵기 정도로 작은 버섯이지요.
찻잔버섯류는 한 곳에 무리를 지어 발생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무리를 지고 있어 자생지를 숙지하고 있다면 굉장히 쉽게 관찰할 수 있답니다.
찻잔버섯의 매력은 다름 아닌 모양에 있어요. 찻잔버섯의 바깥 껍질인 외피 속에는 바둑알처럼 생긴 소피자가 한가득 들어 있어요. 소피자는 버섯의 몸체인 자실체 속에 생기는 바둑돌 모양의 기관으로 포자를 품고 있어 번식의 수단으로 이용돼요.
소피자 밑면 중앙에는 끈적끈적한 끈이 마치 탯줄처럼 외피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피자는 성숙하기 전까지 외피의 상단부에 섬유막으로 포장되어 있다가 성숙하면서 외피가 벌어져 막이 찢어지고 소피자가 밖으로 드러나요.
찻잔버섯은 어쩌다가 이런 모습을 하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전략입니다. 비가 내려 찻잔버섯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소피자는 반동으로 인해 최대 1.2m까지 주변으로 튕겨 나갑니다.
튕겨 나간 소피자는 끈적하고 긴 끈과 함께 날아가는데 근처에 있는 식물이나 나뭇가지에 끈을 휘감으며 안착하지요. 나뭇가지와 같은 먹이에 안착한 소피자는 나무와 공생하며 다음 세대를 이어나갈 준비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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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생태사진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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