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억울해도 무고성 신고 대응도 못하는 교원지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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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등 교권 보호 방안으로 마련된 교원지위법이 당사자 요청 없이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부산진구 한 초등학교에서 신임 교사 A 씨가 아동학대 신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남부교육지청은 학부모 측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거나 대응한 것은 없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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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등 교권 보호 방안으로 마련된 교원지위법이 당사자 요청 없이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부산진구 한 초등학교에서 신임 교사 A 씨가 아동학대 신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남부교육지청은 학부모 측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거나 대응한 것은 없다고 29일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수업 중 학생의 언행에 문제가 있다 보고 복도에 있으라고 한 뒤 반성문을 쓰도록 했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정서적 학대라 주장하며 학교 등 관계 기관에 민원을 넣었다. 아동학대 인지 신고 의무가 있는 학교는 절차에 따라 A 씨를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신고 시 교사와 학생을 분리한다는 지침에 따라 병가를 내고 자택에 있던 A 씨는 병가 6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A 씨는 유서를 통해 ‘너무 많이 지쳤다. 앞으로의 일을 헤쳐 나갈 힘도 돈도 없어 포기하고 쉬고 싶다’며 억울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지위법에 따르면 관할청은 교육활동 침해 피해를 입은 교원이 있으면 치유와 교권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특히 침해행위가 상해와 폭행의 죄·협박의 죄·명예에 관한 죄 같은 형사처벌 규정에 해당하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 하지만 관할청인 남부교육지청은 해당 학부모를 고발하지 않았다. 고발하려면 우선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먼저 열리고 해당 결과가 관할청에 보고 돼야 한다. 이후 관할청이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와 관할청의 고발 두 가지 모두 ‘피해 교원이 요청하는 경우’라는 단서가 있어 교원이 사망한 이번 경우에는 고발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남부교육지청 측은 “당시 수사 중인 사안이었고 당사자가 사망해 고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이 전국 교사를 상대로 실시해 지난 27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와도 부합한다. 설문조사에서 ‘교원지위법상 학부모 고발 조치 조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97%였는데 이것이 실제로 드러난 셈이다. 교총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조직 내 보수적인 분위기 등으로 인해 고발을 꺼리는 교원이 대부분”이라며 “피해 교원이 사망하는 일도 발생하는 상황에서 당사자 요청에 따라서만 고발하도록 하는 조항은 교육청의 교권 보호 의무를 너무 좁게 해석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A 씨가 순직처리 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인정받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앞서 A 씨는 학교가 아닌 자택에서 사망했고 아동학대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나오기 전 사망했다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다. 전국초등교사노조는 “현재 대응을 위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무분별한 신고를 막기 위해 생활지도와 아동학대가 명확히 구분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고, 무고성 아동학대에 대한 면책권이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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