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사라진 집터 지켰다… 주인 잃은 반려견 12일 만에 구조
최혜승 기자 2023. 7. 29. 07:23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주인을 잃은 개가 12일 만에 구조됐다. 이 개는 구조 전까지 사고가 났던 집 인근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 A씨 등 2명이 숨졌다.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이 개는 사고 수습 당시 구조돼 마을회관에 맡겨졌으나 줄을 묶지 않아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2일 만에 원래 살던 집터 인근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케어에 신고했다. 평소 까칠한 성격이었던 개는 다소 풀이 죽어있었으며, 오랜 기간 먹지 못해 야윈 상태였다고 한다.
케어 측은 이 개에게 ‘봉화’라는 새이름을 지어줬다. 케어는 인스타그램에 봉화의 사진을 올리며 “개가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야산의 터, 그곳의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봉화는 하반신이 매몰돼 다리는 부러졌고 배에도 깊은 상처가 나있었다”며 “덜렁거리는 다리를 끌고 그 높은 야산에 있던 제 집을 다시 찾아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반려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나보다”라고 적었다.
케어는 지난 27일 현장에 도착해 이 개를 서울로 데려갔다. 뒷다리를 크게 다친 봉화는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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