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탓 재판 공전에…이재명 구속영장, 8월 중순 이후 될듯
백현동 개발 비리 소환 먼저 이뤄질 수도
'쌍방울-백현동' 묶어 영장 청구 검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임 해임 소동으로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재판이 공전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애초 검찰은 지난 25일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 입을 통해 대북 송금과 이 대표 사이 연결 고리를 드러낸 뒤 내달 초 이 대표를 소환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 소환이 8월 중순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소환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두번째 구속영장 청구도 8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해 소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애초 지난 25일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해 이 대표와 대북 송금 사이 연관성을 규명할 방침이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도 지난 19일 법정에서 "(이 대표) 방북을 (쌍방울 측에)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을 전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일부 번복한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전 부지사 아내 A씨는 민주당에 탄원서를 보내 "남편이 고립된 채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사전에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의혹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모두가 이 전 부지사의 '입'을 주목하던 25일 재판을 앞두고 A씨는 법원에 변호인 해임신고서를 제출했다. 결국 변호인은 재판에 불출석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증인 신문과 이 전 부지사의 피고인 신문은 불발됐다. A씨는 법정에서도 이 전 부지사에게 "정신 차려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부부싸움' 탓에 지난 재판에서 무산된 증인 신문 등을 내달 8일 다음 공판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이 대표를 이 재판 전후로 소환한 뒤 중순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본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이 과거와 다르다. 법정에서 한 번 더 (진술)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 16일 이전 영장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원지검이 수사하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서울중앙지검의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함께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가 대북 송금 사건보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먼저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 수사는 이미 이 대표를 향해 바짝 다가선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현동 사업 당시 의결권자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소환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검 수사팀도 지난 27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소환했다. 김 전 부원장이 경기도 대변인 시절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 송금 사실과 경위를 인지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김 전 부원장과 3~4차례 만났고 대북 송금 관련 사항도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현역 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지난 2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민주당은 국회에 제출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했다.
국회법상 8월 임시회는 16일부터다. 검찰이 8월 회기에 접어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된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정당한 영장'이라는 단서를 달고 불체포 특권 포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혁신위는 체포동의안에 기명투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만일 국회가 다시 한 번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할 경우 '스스로 한 약속을 깨버렸다'는 정치적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9일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고 지난 22일에는 "또 신작 소설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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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si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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