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내려진 일본뇌염 막으려면…백신접종·야간활동 자제해야

CBS노컷뉴스 박영규 인턴기자 2023. 7. 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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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매년 20명 내외 일본내염 환자 보고
주로 9~10월 발생, 50대 환자 비율 87%
고열에 두통, 어지럼증, 구토, 착란 동반
치명률 20~30%
아직 치료법 없지만 백신 접종으로 예방 가능
긴 팔 옷 착용‧모기 기피제 사용도 방법
전문가 "일본 뇌염 취약 농촌 고령층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홍보 필요"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모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가 기승을 부리며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일본뇌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은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26일 부산에서 확인된 전체 모기(1155마리) 중 91.4%(1056마리)가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울산에서 올해 처음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된 이후 한 달 만이다.

아직까지 올해 확인된 일본뇌염 환자는 없지만, 매년 20명 내외의 일본뇌염 환자가 보고되며 주로 9~10월 사이에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적극적인 예방수칙 준수와 예방접종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감염시켜 발생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작은빨간집모기가 뇌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야생 조류, 포유류 등의 피를 빠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감염된 모기가 다시 사람을 물어 바이러스를 옮기는 방식으로 전파된다. 다만 사람끼리 전파되지는 않아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다.

일본뇌염은 1~2주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때 감염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발열 및 두통 등 가벼운 임상 증상에서 그친다. 그러나 250명 중 1명 꼴로 드물게 고열, 발작, 목 경직, 착란 등 심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뇌염으로 진행된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본뇌염의 약 87%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예방접종이 활성화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 항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뇌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아직 항체가 없는 유아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게서는 일본뇌염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뇌염은 40도에 이르는 고열과 함께 두통, 어지럼증,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경련을 보이며 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섬망 등이 나타난다. 세균 감염에 의해 호흡 곤란을 동반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 발령. 연합뉴스


일본뇌염의 치명률은 약 20~30%다. 약 25%의 환자는 회복하더라도 지적 장애나 손발 마비 등의 후유증이 남으며, 나머지 약 50%의 환자만이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신고된 전체 일본뇌염 환자 92명 중 54명(58.7%)에게서 합병증이 발생했다. 합병증 중에서는 인지장애가 가장 많았으며 마비‧운동장애, 언어장애, 발작, 정신장애 등이 뒤를 이었다.

아직까지는 일본뇌염으로 인해 발생한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치료만이 가능할 뿐, 일본뇌염을 직접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치료법은 없지만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만 12개월 이후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출생 아동은 국가예방접종 지원대상으로 무로 접종이 가능하다. 지원대상 외에 예방접종을 희망하는 경우 의료기관에서 상담 후 유료 접종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27일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하며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은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 등 작은빨간집모기 출현이 잦은 위험지역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권장하는 한편. 모기가 활동하는 10월까지 야간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야간 외출 시 밝은 긴 팔 옷 착용과 함께 모기 기피제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김 교수 역시 "올여름 많은 비로 인해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나 일본뇌염과 같은 모기 매개 전염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팔 옷을 입거나 망사 등으로 얼굴 가리개를 하고 일하는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본뇌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촌 거주 고령층의 경우 "일본뇌염의 초기 증상이 감기 몸살 증상과 유사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일본뇌염 관련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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