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장서 고속 발전하는 'AI 드론'…전쟁 양상도 바꿀까[딥포커스]
윤리적 딜레마 존재…범죄자들이 악용할 수 있어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인류 역사에서 항상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적보다 더 효율적인 무기를 만들어 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병기들이 탄생한다.
러시아에 전략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무기는 바로 무인기(드론)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전파 방해 기술을 회피할 수 있는 최신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신형 드론을 개발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시험장, 폭탄을 장착한 드론이 전자 전파 방해 장비의 공격을 받아 조종사와의 연결이 끊어진다. 이내 드론은 추락할 듯 보였지만 이내 목표물을 파괴한다.
이 드론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개발 중인 AI 기반 드론이다. 러시아군의 전자 간섭을 피하고자 새로운 AI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여 드론을 안정화하고 미리 선택한 목표물에 고정할 수 있다. AI는 목표물이 움직여도 드론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하며, 특정 좌표를 추적하는 기존 드론보다 크게 성능이 개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병력과 장비 측면에서 러시아와 비교해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에게 AI 드론의 중요성은 크다.
◇러 전자파 회피하는 'AI 드론'…연결 끊어져도 목표물 타격 가능
농업과 중공업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는 사실 '드론 혁명'이 일어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러나 전쟁의 긴박한 상황은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드론 개발에 힘을 쏟도록 만들고 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수도 키이우의 집무실에서 "이것은 24시간 연중무휴 기술 경쟁"이라며 "모든 카테고리의 모든 제품을 매일 바꿔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정찰·공격용 드론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드론 군대'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한 해 동안 민간 기업이 1만명 이상의 드론 조종사를 교육하는 데 기여했다. 향후 6개월 동안 추가로 1만명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드론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재래식 포병의 정확도를 향상하면서 적진 뒤쪽의 민감한 목표물을 감시하고 타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드론은 전투기보다 화력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와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과 같은 고가의 장비를 요청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내 드론 산업 육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현재 러시아의 전파 방해 기술을 공유해 드론 회사들이 정교한 전자전 무기에 대해 드론을 시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서방에선 드론을 테스트하기 위해 전파 방해기를 발사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특별 면허가 필요하고, 면허가 있더라도 면적이 좁은 통제구역에서만 가능하다. 아울러 드론 업체들은 최전선에서 지속해 피드백을 받아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장비를 개량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현재 개발 중인 드론의 종류는 다양하다.
드론 제조업체 UA 다이내믹스는 현재 하늘에서 식별하기 어려운 얇은 프레임의 저소음 공격용 드론을 시험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총 22파운드(약 10kg)에 달하는 짐 4개를 실을 수 있는 신형 공격용 드론을 개발 중이다.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 트위스트 로보틱스의 엔지니어들은 우크라이나의 일인칭 시점(FPV) 드론을 크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AI 기반 소프트웨어의 시험 영상을 선보였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매달 수천 대씩 생산하고 있는 저가 드론은 폭탄 탑재가 가능하지만 전파 방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새로운 AI 기반 타겟팅을 사용하면 전파 방해 또는 언덕과 같은 큰 물리적 물체의 존재로 인해 드론과 조종사 간 연결이 끊어지더라도 FPV가 목표물에 고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트위스트 로보틱스의 한 엔지니어는 드론에 대해 "이것은 빈자의 창과 같다"며 FPV 드론이 재래식 무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전 임원인 에릭 슈미트는 우크라이나 국내 드론 시장의 전망이 낙관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지속해 적을 능가하는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드론이 지뢰밭에서 지뢰를 제거하고 "AI로 무장한 자폭 드론의 무자비한 그룹"을 형성하여 육상, 공중, 해상에서 결정적인 미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AI 드론의 윤리적 딜레마 "범죄자 손에 제조법 들어가기 쉬워"
하지만 드론의 발전에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국가(ISIS),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손에 AI 드론이 들어간다면 끔찍한 결과가 야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전쟁'의 저자이자 드론 전문가인 폴 샤레는 "일단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그 소프트웨어가 확산하여 다른 곳에서 재사용되는 데는 사실상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비국가 행위자가 온라인에 접속해 소프트웨어를 입수하고 용도를 변경하기는 정말 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반 드론을 무기화하는 과정도 매우 쉬워졌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부대에서 군인들은 상업용 드론에 폭탄을 장착하고 투하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3D 프린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 자체는 쉽게 복제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CNA의 드론 전문가인 사무엘 벤뎃은 "드론을 조종하고 쿼드콥터를 작동하며 탐지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이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출판되고 있다"며 범죄자들이 이러한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양측 모두 수만 명이 드론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악의적인 행위자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AI 드론과 같은 기술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만능열쇠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 우버 임원인 안드레이 리스코비치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용 드론이 제한된 사거리와 탑재물 크기, 러시아 지뢰밭과 참호 수 마일에 걸친 고르지 못한 지형 때문에 반격에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찰 드론의 경우 실질적으로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찰 드론은 우크라이나의 거의 모든 무기, 특히 포병의 효율성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전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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