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느니 경력 포기, 2금융도 불사…“서울 남겠다” 산업은행 ‘대탈출’

2023. 7. 29.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자, 직원들의 '탈(脫)산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연차가 낮거나, 연고가 서울에 있는 직원들의 경우 부산이전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국책은행이라는 일종의 상징성을 포기하고, 제2금융권 면접을 보거나 준공공기관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 조직 내에서도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자, 직원들의 ‘탈(脫)산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수년의 경력을 포기하고 타 금융기관에 신입으로 재취업하는가 하면, 2금융권으로도 자리를 옮기는 등 퇴사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높은 연봉과 직업 안정성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산은의 부산행(行)이 구체화될수록 직원들의 이탈도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산은 노조 및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산은을 떠난 퇴사자는 5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퇴사자수는 ▷2020년 35명 ▷2021년 46명 ▷2022년 97명 등이다. 부산 이전이 공론화된 지난해를 기점으로 산은을 떠나는 이가 급증했다.

이직 사례도 다양하다. 시중은행에서 산은으로 이직한 후 부산 이전이 확실시되자 다시 시중은행으로 돌아간 ‘연어’ 행원은 물론, 5년차 행원이 경력을 포기하고 준공공기관으로 입사해 산은 내부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자격증 준비를 위해 신입행원을 비롯한 6~7년차도 퇴사하거나, 2금융권에 면접을 보러 간 산은 직원도 있어 술렁이기도 했다. 산은에 재직하는 회계사의 경우 연간 퇴사인원이 통상 1~2명에 그쳤었는데, 부산 이전 논란 뒤 2022년에는 무려 11명이 한꺼번에 떠났다. 올 상반기에도 4명의 회계사가 퇴사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산은 관계자는 “연차가 낮거나, 연고가 서울에 있는 직원들의 경우 부산이전에 대한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국책은행이라는 일종의 상징성을 포기하고, 제2금융권 면접을 보거나 준공공기관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 조직 내에서도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이탈자가 늘어나는 이 때를 산은 입사 기회로 노리는 이들도 있다. 실제 산은 상반기 채용에서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해 주택금융공사 등 여러 공공기관 직원들이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입사 연차가 어린 직원들일수록 급여나 근무여건이 나은 소위 A매치 공기업으로 이동할 기회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금융당국에 보고한 상태다. 산은은 이전 계획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여의도에 최소한의 인력 100명을 제외하고 전부 이동하기로 결론을 냈다.

산은의 이 같은 결정에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산은 노조는 한국재무학회에 의뢰해 받은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부산 이전시 10년간 약 7조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산은의 컨설팅에 대응해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오는 31일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luck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