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안전한 우리집? CCTV로 새끼 돌보는 제비부부
강남(중국 양쯔강 이남)갔던 제비가 돌아왔습니다. 제비가 둥지를 튼 곳이 재미있습니다. 강릉 성산면사무소 출입구 CCTV 위입니다. 혹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새끼들이 둥지에서 떨어지는 것을 감시하려는 것일까요? 아니면 천적이 둥지를 헤치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일까요? 항상 가슴 졸이는 것이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설마 제비가 CCTV 사용방법을 아는 것은 아니겠지요.
제비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둥지를 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뱀이나 다른 천적으로부터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켜주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제비도 천적들이 사람이 무서워 둥지에 접근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비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입니다. 동아시아 일대에서 겨울을 보낸 제비는 봄에 우리나라을 찾습니다. 한때 여름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지만 지금을 개체 수가 급감해 도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귀한 새가 되었습니다. 제비는 음력 9월 9일 중앙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돌아옵니다. 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수가 겹치는 날에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예로부터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길조(吉鳥)로 여겨왔습니다. 제비가 집에 보금자리를 틀면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믿었을 정도로 사람들과 친밀한 동물입니다. 또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흥부전에서는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어 흥부가 큰 복을 받았습니다. 모쪼록 제비들의 개체 수가 예전처럼 늘어나 모두가 복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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