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일본 오가던 '조선통신사선'의 귀환[알면 쉬운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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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재'에는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조선통신사선은 임진왜란 이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여 년간 12차례에 걸쳐 한일 양국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오가던 '국제교류선'입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8년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2017년 10월 31일) 1주년에 맞춰 2018년에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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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년 이후 212년 만에 대한해협 건너
조선에서 가장 덩치가 컸던 배
500여명 태우고 12차례 일본 오가
우리 ‘문화재’에는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수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문화재는 우리 후손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죠. 문화재는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조선시대 사신들을 태우고 일본을 오가던 ‘조선통신사선’이 21세기에 되살아났어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조선통신사선을 본 떠서 만든 재현선인데요. 이 재현선은 8월 5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일본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가합니다. 7월 28일 해신제와 29일 출항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여정에 돌입하는데요. 2018년에 제작한 조신통신사선이 실제로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으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조선통신사선은 어떤 배였을까요.
조선통신사선은 대선, 중선, 소선 각 2척씩 6척으로 구성됐어요. 그 중 3척에는 정사(正使, 조선시대 외국으로 파견하는 사신 가운데 우두머리), 부사(副使, 정사를 보필하는 역할), 종사관(從事官, 정사와 부사를 보좌하면서 매일 매일의 사건을 기록했다가 귀국 후 국왕에게 견문한 바를 보고하는 역할)이 각각 수행원들을 데리고 탑승했어요. 또 다른 3척에는 화물과 나머지 인원이 탑승했죠. 정사와 부사, 종사관이 탑승한 3척은 ‘기선(騎船)’, 화물과 나머지 인원이 탑승한 3척은 ‘복선(卜船)’이라고 불렀어요.
조선왕조는 일체의 선박이 해외에 도항하는 것을 엄금했어요. 당대 중국·일본과 공통되는 철저한 해금정책의 일환이었는데요. 일본에 사절을 파송하는 데에 사용됐던 통신사선만이 유일한 예외였죠. 조선통신사선은 500여 명의 사절단을 태우고 대한해협과 쓰시마 해협을 건너 오사카항에 입항했는데요. 19세기 이전까지 조선에서 덩치가 가장 컸다고 전해집니다. 거북선은 물론 15~16세기 신대륙을 발견한 서양 범선보다 컸다고 해요.
재현선은 임금이 파견하는 외교 사절단의 격식에 맞춰 갑판 위에 정사가 거처하는 판옥(집)을 짓고 위에 누각을 올린 것이 특징이에요. 난간에는 화려한 단청을 칠했습니다. 연구소는 고증을 위해 ‘계미수사록’ 등의 조선 문헌자료를 참고했어요.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선의 운항실태와 주요 치수, 평면도 등을 파악했죠. 외관 재현을 위해 에도시대 통신사선단을 묘사한 일본 회화 자료들도 참고했다고 해요.
배의 규모는 길이 34m, 너비 9.3m, 높이 3m, 총 무게 149톤에 달하는데요. 모두 72명이 탈 수 있는 크기예요. 부재들은 수령 80∼150년에 이르는 금강송 900그루를 사용했어요. 9노트의 속도를 내는 돛배이지만, 엔진을 장착해 일본까지도 항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죠.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은 1811년 이후 212년 만에 대한해협을 건너 쓰시마섬에 입항할 예정이에요. 이즈하라항 축제에서는 조선통신사선을 활용한 선상박물관과 선상문화공연, 대마도주 의례 재현, 조선통신사 행렬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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