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엘리베이터에서 택배까지…일상 속 공포 '범람'

위용성 기자 2023. 7.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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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발생한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비롯해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 일명 '독극물 테러 의심 우편물' 사건 등을 연달아 접한 시민들은 말 그대로 '일상 속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황모씨는 "신림역 사건을 접한 뒤로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나라면 살 수 있었겠느냐'는 대화를 나누곤 한다"며 "아무 이유 없이 다짜고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데, 체격이 좋고 말고 누구나 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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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손에 뭐 들고 있는지 살펴보게 돼"
연이은 불특정 다수 대상 강력범죄 공포감
"조심히 들어가란 인사, 이렇게 절실해질 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7.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지난 21일 발생한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을 비롯해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 일명 '독극물 테러 의심 우편물' 사건 등을 연달아 접한 시민들은 말 그대로 '일상 속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무차별 범죄라는 점에서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난 28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된 신림동 흉기난동범 조선(33)의 범행 장면은 물론 검거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여전히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티즌들은 "내가 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이젠 밤이고 낮이고 무서워서 못 돌아다니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 신림역 살인 예고 글이 여러 차례 올라온 것은 이 같은 공포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앞서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수요일날 신림역에서 한녀(한국여성) 20명 죽일 것'이라는 살인 예고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구속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묻지마 칼부림 사건 현장 인근에서 경찰들이 일대 순찰을 하고 있다. 최근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 이후 24, 25일 연달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협박 게시물이 올라오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칼부림 사건 이후 경찰은 일대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구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많은 인력을 투입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2023.07.26. chocrystal@newsis.com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31)씨는 "출퇴근 길에 사람들 손에 무엇이 들려있진 않는지 나도 모르게 관찰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인들과 헤어질 때 늘상 하던 '조심히 들어가'라는 인사가 이렇게 절실하게 느껴질 줄 몰랐다"며 "(조씨) 영상을 본 뒤로는 길 가다가도 몇 번을 뒤돌아보게 됐다. 뒤에 사람이 있어서 그냥 문이 열린 가게 아무 곳이나 들어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묻지마 범죄를 두려워하게 된 건 여성들 뿐만이 아니다.

30대 직장인 황모씨는 "신림역 사건을 접한 뒤로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나라면 살 수 있었겠느냐'는 대화를 나누곤 한다"며 "아무 이유 없이 다짜고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데, 체격이 좋고 말고 누구나 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신림동 무차별 흉기 난동 등 잇따른 무차별 범죄에 호신용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쇼핑에 따르면 사건 다음 날인 22일 20∼40대 여성과 20∼5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가 호신용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서울 서초구 대한안전공사에서 관계자가 호신용품을 포장하고 있다. 2023.07.25. kch0523@newsis.com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남성이 성범죄를 목적으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 역시, 일상 속 익숙한 공간 어디든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을 심어준다고 한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40대 김모씨는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는 물론 내가 사는 집 엘리베이터에서도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무섭다"고 했다.

결국 위험물질은 발견되지 않아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판매 실적을 부풀리려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해외로 물건을 보내는 허위 거래)일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최근 전국 각지에서 빗발쳤던 정체불명의 해외발(發) 괴소포 소동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우편물 관련 112 신고 접수 건수는 지난 20일 첫 신고부터 약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총 3604건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침 울산에선 소포를 열어본 시민이 이상증세를 호소했다는 보도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택배 받아보기도 겁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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