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정아 "캐릭터들이 팔딱팔딱…'밀수' 만나 신났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가 개봉 이후 극장가의 새로운 흥행 강자로 우뚝 섰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배우들의 호연, 스타일리시한 수중 액션, 감각적인 OST 등이 고루 호평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유독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배우 염정아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염정아는 해녀들의 리더 진숙 역으로 극 전반의 안정적인 호흡을 책임졌다. 자유분방한 춘자(김혜수)와 달리 강인하고 책임감 있는 진숙을 흔들림 없는 연기로 표현하며 '밀수'의 든든한 중심축 역할을 해냈다.
"진숙이 하는 게 별로 없어 보이지만 감정선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어가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쉽진 않았어요. 진중하고 튀는 행동을 하지도 않고, 표현도 많이 안 하는 사람이지만 누구보다 사연이 많죠. 가장 고민했던 건 춘자에 대한 감정이었어요. 지금 이 순간 진숙이 춘자를 얼마나 믿는지, 얼마나 의심하는지, 또 오해가 풀렸을 때 미안한 마음을 어느 정도의 깊이로 표현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면서 연기했어요."
진숙은 어린 시절부터 바다에서 살아온 인물로, 가족들부터 동네 해녀들의 생계까지 다부지게 지켜온 가장이다. 춘자와 얽힌 뒤, 밀수가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살기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리고 큰 판에 뛰어들게 된다. 염정아는 밀도 높은 연기로 진숙의 복합적인 감정을 그려낸 것은 물론 거칠게 자른 숏컷, 점프슈트 등 과감한 비주얼 변신으로 화려한 춘자와는 완벽하게 대비되는 걸크러시를 표현했다.
"진숙은 어릴 때부터 선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물질을 했던 사람이에요. 어머니가 안 계셨으니 살림도 했을 것 같고요. 동네에서는 우리 배로 생계를 이어가는 해녀들이 있으니 그들의 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도 강하고, 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게는 엄마 같은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춘자랑 상반된 캐릭터를 만들다보니 외모에도 변화가 필요했어요. 처음엔 단발머리로 설정했는데 좀 더 보이시하게, 씩씩한 남자아이처럼 보여야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머리를 짧게 잘랐죠."
특히 거대한 규모로 이뤄진 수중 촬영은 염정아에게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김혜수가 '밀수'의 수중 액션을 준비하며 공황 증세를 이겨냈다면, 염정아 역시 촬영 중 느낀 끈끈한 연대감으로 고된 순간들을 넘겼다.
"3개월간 수중 훈련을 진짜 열심히 받았어요. 원래 물을 무서워해서 수영을 해본 적이 없는데 해녀들의 리더 캐릭터니까 제일 잘해야 하잖아요. 처음엔 슈트 입고 물에 들어가서 숨 참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1m씩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6m까지 들어갔어요. 특히 모든 카메라가 수면 위에 있고 저희는 물 밑에서 대기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조명도, 스태프도 아무도 없고 오로지 물 속에서 (김혜수) 언니랑 서로 눈만 보고 있다가 신호가 오면 같이 '하나, 둘, 셋' 세고 올라가는 건데 가만히 마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나 지금 혼자가 아니구나' 싶고 오로지 서로에게만 의지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김혜수 외에도 박정민, 고민시 등 함께 한 후배들의 열연은 염정아에게도 힘이 됐다. 그중에서도 지난 2019년 '시동'에서 모자 호흡을 맞췄던 박정민의 성장과 활약은 지켜보는 것만으로 큰 기쁨이었다.
"박정민 씨는 어느 날 외모를 싹 바꾸고 나타나서 너무 놀랐어요. '시동' 때는 정말 말랐었는데 살을 뒤룩뒤룩 찌워서 왔더라고요.(웃음) 연기하는 캐릭터에 따라서 정말 잘 변해요. 이번에도 장도리가 참 얄미운 인물인데 너무 잘 소화했잖아요. 예전부터 아끼고 좋아하는 배우에요. 고민시 씨도 이제 어딜 가도 막내 나이는 아닐텐데 저희 현장에서는 귀여운 막내 노릇을 톡톡히 했어요. 연기하는 걸 보면서 '옥분이를 어떻게 저렇게 해석했지?' 계속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밀수'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 염정아는 1991년 데뷔 이후 어느덧 연기 인생 30년을 넘긴 배우다. 그럼에도 여전히 보여주지 않은 얼굴도 많다. 지난해에만 해도 '외계+인 1부'에서는 삼각산의 신선 캐릭터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뮤지컬 장르에 도전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한 뼘 더 넓혔다. '밀수' 역시 염정아의 진중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작품으로 그의 필모그래피에 특별하게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밀수' 같은 작품을 만나서 굉장히 신난 상태에요. 이제 나이도 만만치 않게 든 제가 이런 역할 제안을 받는 것 자체가 신나요. 그래서 나이 드는 게 기대되기도 해요. 앞으로 여태 해보지 못했던, 좀 더 나이 많은 역할들을 맡을 수 있으니까요. 악역이든 뭐든 진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요. 최근뿐만이 아니라 영화계에 참 어려웠던 순간들이 많았는데요, 결국 재밌는 영화는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시더라고요. 올여름엔 '밀수'가 그런 작품이 되길 바라요. 극장에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시원한 바다가 있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류승완 감독님표 액션이 있고 캐릭터들이 팔딱팔딱 살아 숨 쉬고, 그것만으로 극장에서 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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