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케인 이적' 뮌헨과 회담 취소→다음주로 일정 변경+유망주까지 거래에 포함 원해...뮌헨은 '자신 있어' 변경 수용
[포포투=한유철]
토트넘 훗스퍼가 이적에 대한 통제권을 잡기 위해 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2-23시즌 토트넘은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호기롭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개막 후 7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희망이 현실이 되는가 싶었지만, 스포르팅전 패배를 기점으로 부진에 빠졌고 이는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콘테 감독은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했고 토트넘은 리그 8위와 무관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만큼 새 시즌 반등에 대해 높은 열망을 드러냈다. 콘테 감독이 떠난 자리엔 셀티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채웠다. 또한 제임스 메디슨, 굴리엘모 비카리오, 마노르 솔로몬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활발하게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는 지금,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바로'에이스' 케인의 미래.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아 있는 케인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케인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이자 역대 최고의 선수다. 스트라이커로서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엔 플레이 메이커로서도 최고의 활약을 했다. 10년 가까이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공격진 대부분이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도 홀로 리그 30골을 넣으며 고군분투했다.
그만큼 개인 커리어가 화려하다. 지미 그리브스를 넘고 토트넘 훗스퍼 역대 최다 득점 1위에 올라 있으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범위를 넓혀도 역대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승 경력은 없다. 오랜 토트넘 생활에도 불구하고 트로피는 단 한 개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리그 2위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등. 기회는 있었지만 모두 우승 직전에 무릎을 꿇었다.
우승을 향한 케인의 열망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적설에 연관되기 시작했다. 처음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당시 스트라이커 보강을 노리던 맨시티는 케인을 적임자로 낙점했고 영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끝났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완강한 태도 때문이었다. 이들은 맨시티의 거센 유혹에도 불구하고 '매각 불가' 스탠스를 유지했다. 결국 두 구단은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협상은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케인의 토트넘 탈출 시도는 계속됐다. 이번 여름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뉴캐슬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과 연관됐다.
가장 유력한 팀은 맨유였다. 지난겨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낸 맨유는 스트라이커 보강을 물색했고 그 적임자로 케인을 낙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레비 회장이 걸림돌이 됐다. 그는 같은 리그 내 라이벌에 에이스를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맨유는 레비 회장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영입 경쟁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레알이 접근했다. 카림 벤제마를 보낸 레알은 그의 대체자로 케인을 낙점했다. 막대한 금액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레비 회장이 요구한 금액은 그들의 상식 수준을 벗어났다. 그렇게 레알도 케인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맨유와 레알이 빠져나간 후, 바이에른 뮌헨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마땅한 대체자를 찾지 못한 뮌헨은 케인 영입을 통해 새 시즌 유럽 제패를 노리고자 했다. 맨유, 레알과 달리 뮌헨은 끈질겼다. 이들은 실질적인 제안까지 하며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뮌헨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들은 금액을 높이며 토트넘을 압박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역시나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이들은 뮌헨의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케인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케인이 뮌헨 이적을 원한다는 사실도 공공연히 퍼졌지만, 토트넘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케인과 재계약을 추진하기도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토트넘이 케인과 재계약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케인은 이를 원하지 않았다. 돈보다 명예를 택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영국 매체 '타임스'의 개리 제이콥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케인은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뮌헨 이적을 열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뮌헨 쪽으로 유리하게 흐르는 상황. 뮌헨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이에 토트넘과 3차 미팅을 잡았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 이사회는 레비 회장과 만나 케인 영입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예정된 미팅 날짜는 금요일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담에서 케인 영입과 관련한 최종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돌연' 취소됐다. 토트넘이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독일 매체 '빌트'에 따르면, 레비 회장은 케인 영입과 관련한 뮌헨과의 미팅을 취소했고 다음주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전해졌다.
의도된 행동이라는 주장이었다. '빌트'는 회담의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이적 통솔권을 잡기 위한 레비 회장의 전술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토트넘 내부자에 따르면, 이는 레비 회장의 전형적인 전술이다. 그는 협상의 통제권을 갖기를 원한다. 뮌헨은 이를 허락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시간을 끈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토트넘은 협상에 또 다른 선수의 이적에 대한 논의를 포함시키고자 했다. 주인공은 유망주 마티스 텔.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의 맷 로 기자는 토트넘이 뮌헨과의 미팅에서 텔의 이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인이 떠난다면, 곧바로 그의 자리를 대체해야 하며 토트넘은 텔로서 케인의 자리를 메우고자 한다.
미래가 창창한 선수다. 18세에 불과하지만 182cm의 완성형 피지컬을 갖고 있으며 지난 시즌 컵 대회 포함 28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출전 대부분이 교체였던 만큼,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그러나 텔은 이적보다 잔류를 선호하고 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의 케리 하우 기자는 "텔과 그의 에이전트는 토트넘의 관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이들은 토트넘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 텔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케인의 잠재적인 이적에도 불구하고 뮌헨 잔류를 선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