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필요하면 당연히 해야"…감독+단장의 굳건한 신뢰, '실력'으로 증명한 장발에이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전반기에 부진했던 것은 커브와 슬라이더 때문이었다"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잠실라이벌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8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7승째를 손에 넣었다.
켈리는 지난 2019시즌에 앞서 LG와 연이 닿아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켈리는 데뷔 첫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하며 단숨에 '에이스' 자리를 꿰찼고, 이듬해 28경기에서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로 꾸준한 모습을 이어갔다. 켈리는 2021시즌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를 마크, 지난해에는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는 등 무려 58승을 수확한 켈리는 올해도 어김 없이 LG와 동행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켈리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켈리는 시즌 첫 등판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5⅓이닝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는 등 4월 6번의 등판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우려 속에서 켈리는 마냥 추락하지 만은 않았다. 켈리는 5월이 시작된 후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이후 두 경기 또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5번의 등판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73의 우수한 성적을 손에 넣으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6월부터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과 기복이 겹치면서 좀처럼 승리를 쌓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아쉬운 모습은 후반기 첫 등판으로도 연결됐다. 켈리는 지난 21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5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6패째를 기록했다. 켈리가 거듭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LG 팬들 사이에서는 켈리의 교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단 켈리는 28일 두산을 상대로 53일 만에 승리를 맛보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승리를 수확한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투구 내용이 좋았다. 켈리는 최고 150km, 평균 147km의 직구(29구)와 주무기 커브(29구)를 앞세워 투심(19구)-슬라이더(19구)-체인지업(5구)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켈리는 7이닝을 던지는 동안 총 세 번의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첫 실점은 무사 1, 2루의 위기를 1실점의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고, 4회에는 2사 1, 2루를 무실점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7회에는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아쉬운 수비들이 겹치면서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이 깔끔하지는 않았으나, 분명 '에이스'의 면모를 뽐내던 시절의 투구와 흡사했다.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염경엽 감독, 차명석 단장과 면담을 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를 썼던 켈리다. 그는 "나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의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봤을 때 원하는 대로 시즌이 흘러가지 않는 것은 맞지만, 해 오던 대로 운동을 하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켈리는 "문제점을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멘탈적인 문제인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잘 이겨내서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고, 최선을 다해서 던지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변화구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켈리는 " 전반기에 부진했던 것은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가 안 됐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할 때 못 던지고, 헛스윙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고전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커브와 슬라이더를 연마했고, 수정을 하다 보니 조금 나아지고 있다"며 "후반기에 잘하기 위해서는 슬라이더와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든, 스크라이크를 던지든 두 가지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론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변화구 제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론을 짓자면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을 실행하느냐다. 후반기에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대로 구종을 실행시키고, 던지는 것에 조금 더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진한 켈리의 교체를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왔지만, 염경엽 감독과 차명석 단장은 여전히 '장발에이스'를 신뢰하고 있다. 켈리는 "감독, 단장님과 가볍게 미팅을 했는데, 두 분께서는 항상 나를 지지해 준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그러면 괜찮을 것'이라고 지지해 주는 부분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굳건한 신뢰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5년간 KBO리그에서 머무르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교체되는 수많은 상황을 지켜봤다. 켈리는 "야구도 비즈니스라 생각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팀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외국인 선수 교체가 필요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KBO리그에 5년째 뛰고 있지만,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LG에서 좋은 동료들과 멋진 야구장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다. 그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4년간 '복덩이'로 군더더기 없는 활약을 펼쳐왔던 켈리가 28일 경기를 계기로 후반기 완벽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켈리가 예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LG의 염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LG 선발 켈리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 7회말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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