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믿어도 될까" 에코프로 '황제주' 탈환… 혼란에 빠진 개미

서진주 기자 2023. 7. 2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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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관련주가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2차전지 종목 게시판에 투자자들은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렸다", "에코프로가 100만원을 넘으면서 주식시장의 도박이 시작된 것",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죽지 못해 사는 기분" 등 한탄 섞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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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변동성으로 주식시장을 뒤흔든 2차전지 관련주가 반등에 성공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이 아니라 도박"이라며 착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구준환씨(남·31)씨는 지난 26일 에코프로가 130만원을 돌파하자 황급히 투자에 나섰다. 종목 토론방에는 "올해 하반기 유망주로 꼽히는 2차전지 관련주가 대세", "에코프로는 200만원까지 오를 것" 등의 게시글이 올라와 구씨의 투심에 불을 지폈다. 같은날 에코프로는 15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급락세를 보이며 5.03% 하락 마감했다. 지난 28일 에코프로는 다시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를 탈환했다. 구씨는 "원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주식이 아니라 코인을 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2차전지 관련주가 하반기 유망업종이라는데 향후 전망과 상관없이 주가가 도박처럼 오르고 떨어지는 듯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2차전지 관련주가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2차전지 투자자들은 극심한 주가 변동성에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반복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는 반등에 성공했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2.08%(11만9000원) 오른 110만4000원, 8.23%(3만1000원) 오른 40만7500원, 15.17%(1만1500원) 오른 8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종목은 지난 26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나 점차 하락 폭을 줄이더니 강세로 돌아섰다. 특히 에코프로는 다시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자리를 되찾았다. 에코프로 그룹주의 비중이 큰 코스닥지수는 관련 종목들의 급락이 시작된 지난 26일 900선이 붕괴됐지만 반등이 시작된 지난 28일 29.95포인트(3.39%) 오른 913.74포인트에 폐장했다.

또 다른 2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그룹주도 지난 26일부터 급락세를 맞았으나 지난 28일 우상향 곡선을 보였다. 포스코인터내셔널(20.12%)·포스코DX(8.96%)·포스코퓨처엠(4.94%)·포스코엠텍(4.43%) 등은 연달아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매도세는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에 투자한 이들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차전지 종목 게시판에 투자자들은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렸다", "에코프로가 100만원을 넘으면서 주식시장의 도박이 시작된 것",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죽지 못해 사는 기분" 등 한탄 섞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2차전지 관련주에 수급이 몰린 탓에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차전지 관련주 상승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17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시장은 10조825억원, 코스닥시장이 10조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6조원대에 머물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보이더니 이달 들어 20조원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종목이 돌연 급등하자 투자자들의 '포모 심리'(나 혼자 소외될지 모른다)가 확대돼 빚을 내 추격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급등했다"며 "명확한 이유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종목들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빚만 높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차전지 상승세는 평가 가치보다 수급의 쏠림 현상이 크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참여가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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