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캠프데이비드 회담 공식발표···“각별한 우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다음달 18일 미국 대통령 전용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연다고 29일 대통령실이 공식 발표했다.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 참석과 별도로 3국 정상회담만을 위해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초청으로 미국 매릴랜드주에 있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그간 유력하게 거론돼 온 날짜와 장소를 대통령실이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 대변인은 “3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를 비롯해 경제안보, 주요 지역 및 글로벌 문제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3국 간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일 3국이 함께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증진하고, 역내외 안보와 경제적 번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1994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열린 뒤 현재까지 12차례 이뤄졌다. 그간 3국 회담은 모두 한·미·일 정상이 함께 참석하는 다자회의 기간에 개최됐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면에서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담’의 의미가 깊다고 판단하고 있다. 처음으로 3국 정상이 한·미·일 정상회의만을 위해 모이는데다 미국 대통령과 가족들을 위한 전용 별장에서 보다 긴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상회담 형식도 격의없고 친밀한 대화를 고려해 리트리트(retreat·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형태)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캠프 데이비드 개최의 의미를 “미국의 한·미·일 협력에 대한 의지와 한·일 정상들에 대한 각별한 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또 “캠프 데이비드가 역사적 외교무대로서 명성을 떨친 이유는 미국 대통령이 방문국 정상과 매우 편안한 분위기에서 장시간에 걸쳐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외국 정상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 하기에도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인근 매릴랜드 주에 있는 캠프 데이비드는 약 5000㎡ 규모로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집무실과 회의실을 갖추고 있다. 손님용 숙소와 산책로, 골프장, 수영장 등 다양한 휴양시설도 마련돼 있다.
미국 대통령들은 이 곳을 휴식처인 동시에 핵심 참모들과 국정을 논의하고 정상외교를 펴는 무대로 활용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30차례 방문했는데, 외국 정상을 초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굵직한 정상외교 결과들이 캠프 데이비드 회동에서 도출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1943년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은 외국 정상 최초로 이 곳을 방문해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논의했다. 미·소 냉전이 본격화한 1956년에는 미·소 정상회담이 이 곳에서 열려 진영간 군사 대결 지양에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를 찾은 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한·미 정상회담이 유일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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