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천하장사 이만기 탄생한 스포츠의 성지 장충체육관에 가다!···서울 중구
29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이 될 KBS1 ‘동네 한 바퀴’ 230번째 여정은 유구한 시간 속에 변하지 않는 정을 나누며 사는 서울 중구 이웃들을 만나러 떠난다.
남산 아래, 서울 중심에 자리한 중구는 종로와 함께 서울의 원도심으로 고층 빌딩 숲 사이 오래된 삶의 터전들이 공존하는 동네다.
1960년대 이후, 한국 영화 제작사의 상당수가 자리 잡으며, 종로와 함께 ‘영화 1번지’로 명성을 떨친 충무로. 거리를 걷다, 가발을 가득 담고 걸어가는 여자를 만난다. 충무로 거리에서 50년 가까이 가발을 뜬 어머니의 뒤를 이어, 가발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유나 씨. 어머니는 예물을 팔아 이 거리에 가발 가게를 차려 돈 가방을 들고 다닐 정도로 호황기를 보냈단다. 그러나 가발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몸도 안 좋아지면서 손을 놓을까 고민했다는데. 그때 어머니의 뒤를 이은 딸, 유나 씨. 여전히 티격태격 다툴 때야 많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자리를 지켜온 모녀를 만나본다.
남산 남쪽 자락, 이곳에는 동네 지기 이만기의 특별한 추억이 담긴 곳이 있다. 바로 1963년 국내 최초로 개장한 장충체육관. 농구, 복싱, 레슬링 등 수많은 경기가 열렸던 이곳은 김일의 프로레슬링 전성시대가 펼쳐졌고, 한국 최초 김기수가 복싱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한 명승부의 산실이며, 대통령 선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 굴곡진 현대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특히 1983년 제1회 천하장사 씨름대회가 바로 이곳에서 열렸으며, 초대 천하장사로 동네 지기 이만기가 등극, 무명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장충체육관을 다시 찾은 이만기는 40년 전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그 시절 스포츠 영웅들과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던 경기장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1946년에 문을 연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한때 만남의 장소로 애용되었던 가게는 옛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그 시절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빵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대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3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신경철 대표. 과거, 언젠가 때가 되면 빵집을 이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만 했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쓰러지시고 할아버지마저 별세하며 갑작스레 빵집을 떠안게 되었단다. 선대의 손때가 묻은 빵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지도 어느덧 10여 년째. 동네 사람들에게 ‘여전한 빵집’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남산 성곽길을 걷던 이만기는 비 오는 도심을 찍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특이한 모형의 카메라와 손목시계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데. 알고 보니 직접 만든 수제품으로, 그는 시계 안에 들어가는 약 100개의 부품을 모두 직접 만드는 국내 유일 금속 공예가이자 워치메이커란다. 기계 메커니즘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시계에 도전해 만들어 온 지도 약 15년째. 국내에선 시계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며 모두가 만류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1900년대 시계 제작 도구들을 들여와 스스로 연구하고 만들기를 반복했다. 시계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각각의 속도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재미있다는 광훈 씨. 수제 시계 제작자의 톱니바퀴로 만든 작은 세상을 엿본다.
서울의 쌀 창고로 통하는 신당동 싸전거리. 최근에 쌀가게를 개조한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일명 ‘힙당동’으로 불리고 있단다. 신당동 골목을 걷던 이만기는 코끝을 자극하는 훈연 향에 이끌려 한 가게에 걸음을 멈춘다. 한 시간 이상 장작불에 구워, 속에 고소한 버섯밥을 가득 채워 넣은 장작구이 통닭이 이 가게의 대표메뉴. 이 거리에 자리를 잡은 건 오래된 노포 느낌이 나는 신당동 골목의 분위기가 옛 추억을 연상케 하는 장작구이통닭과 잘 어울린다 생각했기 때문. 오래된 골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열혈 청년의 따뜻한 장작구이통닭을 맛본다.
1957년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건어물 전문시장인 을지로 중부시장. 활기찬 시장 안으로 들어선 이만기는 허름한 계단 밑, 지하로 이어지는 작은 공간을 발견한다. 머리가 닿는 낮은 천장에 테이블 4개가 전부인 아담한 공간, 다양한 술잔과 ‘칼라만시볶음밥’, ‘잇고추’, ‘술부대’ 등 듣도 보도 못한 다국적 메뉴들이 적힌 독특한 식당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만년 부장으로서 하루하루 가장의 무게를 버텨냈다는 조주창 씨. 중부시장 계단 밑 작은 식당에서 인생 2막을 연 주인장을 만나본다.
서울 도심 제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을지로 철공소 골목. 오래된 골목은 저녁때가 되면 하나둘 셔터가 내려가며 개성 있는 그라피티 그림들로 멋진 갤러리가 된다. 그림을 구경하며 걷던 이만기는 ‘안지혜 3층에 있음’이라는 한 문패를 발견한다.
문패를 따라 옛 공장 건물로 올라가자, 디저트 공방이 나온다. 지혜 씨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철공소 골목에서 밥집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있기 때문인데. 2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철공소 사장님들의 속을 든든하게 책임졌다는 어머니. 하지만 곧 재개발로 인해 모녀에게 올여름이 을지로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이 될 수도 있단다. 을지로 철공소 골목을 지키는 모녀의 마지막 여름을 함께해 본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동네를 지키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동네에 새로운 색을 덧입히며 함께 행복을 그리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29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230화 ‘여기 있다, 함께한 시간들 – 서울 중구]’편에서 공개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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