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톡톡] ‘어른이보험’ 제동 걸리자… 주목받는 세대별 특화 보험
현대해상·삼성화재, 2030 특화 상품 출시
다른 보험사도 세대별 특화 보험 궁리 중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늘린 이른바 ‘어른이(어른+어린이)보험’이 금융 당국의 제재로 없어진다. 보험사들은 대안으로 세대별 맞춤형 보험을 내놓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가입연령이 최대 15세를 초과하는 경우 ‘어린이(자녀) 보험’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제한하기로 했다. 여러 보험사가 가입연령을 35세까지 늘리면서 어린이 특화 상품에 성인이 가입하는 등 불합리한 상품 판매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어린이에게 발생빈도가 극히 희박한 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를 불필요하게 부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린이보험은 2004년 국내에 첫 상품이 출시됐을 때만 해도 가입 가능 연령이 14세였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 기조 확산으로 어린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감소하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했다. 실제로 상위 10개 손해보험사 중 7개사가 35세 성인도 가입할 수 있는 ‘어른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한 규모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렇게 인기를 끌던 ‘어른이보험’ 판매가 중단되면서 보험업계는 세대별 맞춤형 보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기의 원인이었던 가성비를 내세워 유사한 설계를 지닌 2030세대 특화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세대별 맞춤형 보험은 각 세대별로 유용한 특약을 모아 일반 보장성 보험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어린이보험 1위 업체 현대해상은 올해 4월 2030세대에 특화해 가성비를 높인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상품명에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로 소통하는 2030세대의 감성을 담고자 했으며, 직관적으로 2030세대 대상 전용 보험임을 강조했다.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늘리는 대신 택한 방법이다.
이 상품은 가성비를 중시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세대 특성에 맞게 보장을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3대 질환(암·뇌·심장) 등 중대질병과 같은 핵심 보장 위주로 가입할 수 있고, 운전자 관련 보장 및 배상책임 담보 등을 추가해 종합적인 형태도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25세 기준 남자 약 5만원, 여자 약 4만원 수준으로 동일한 담보로 구성한 성인보험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30대 전용 건강보험 ‘내돈내삼’을 출시했다. ‘내돈내삼’은 ‘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이라는 의미다. 이전까지 보험은 부모님이 들어줬지만 30대가 되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에서 착안했다. 30대 전용 상품인 만큼 30세부터 4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선택에 따라 90세 또는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상품 역시 핵심 담보 위주로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성비 좋은 보험 가입이 가능한 점을 내세웠다. 60세 시점부터 가입 금액의 2배를 보상하는 체증 구조로, 소득보장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은퇴 시점 이후로 보상을 강화했다. 새로운 체증 구조는 ▲암(유사암제외) 진단비 ▲뇌혈관질환 진단비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비 3가지 특약에 적용한다. 입원 후 통원 일당도 신설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 보험 가입률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어린이보험 흥행을 통해 이들을 잡을 방법을 알게 된 셈이다”라면서 “금감원의 감독 행정에 따라 오는 8월 말까지 연령대가 넓은 어린이보험 대책을 마련해야 하기에 세대별 특화 보험 등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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