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년 후 더 다를 것"…'LG 제습기' 기획자 이재완, 자신감 '뿜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1년 후에 나올 'LG 제습기'는 더 좋아질 거예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있는 LG 베스트샵에서 만난 이재완 LG전자 H&A상품기획담당 선임은 밝은 미소를 띠며 이처럼 말했다. LG전자에 입사한 후 3년간 에어케어선행개발 프로젝트팀에서 공기청정기 등을 개발하다 올해 4월부터 H&A상품기획팀에 합류한 이 선임은 올해 팀 내에서 제습기를 홀로 맡고 있다.
이 선임은 "기계공학과를 나와 LG전자에 입사한 후 곧바로 개발팀에 합류했다"며 "그곳에서 업무를 재미있게 했지만 제품을 알아갈수록 기획에도 관심이 생기게 돼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제습기를 담당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가전 제품의 꽃'인 세탁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상품을 기획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선임이 맡고 있는 제습기는 올 상반기 동안 LG전자의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이 기간 동안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탓이다. LG전자는 올해 듀얼 인버터 제습기 2023년형 신제품을 판매 중으로, 저소음 제습 모드로 작동시킬 때 쾌속 모드 대비 전력을 47% 절감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 5월부터 제습기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날씨 영향이 가장 컸다.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역대급 폭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연초부터 쏟아진 덕분이다.
이 선임은 "2014~2015년에는 마른 장마 영향으로 제습기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며 "2020년부터 장마가 심해지고 갑작스런 폭우가 잇따르며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제습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 들어 장마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유독 제습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 탓에 당초 5~6월에 많이 판매됐던 제습기도 올해는 4월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습기는 겨울에도 결로 방지 등을 이유로 사계절 내내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여름에 특화된 계절 가전인 줄 알았지만, 최근 캠핑용품 건조, 실내 빨래 건조용 등으로 많이 쓰이면서 사계절 가전으로 더 각광 받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습기 판매량은 올 들어 유난히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2월 주요 가전제품 카테고리에서 제습기 판매량 비중은 64%로 껑충 뛰어 올랐다. 또 일찌감치 제습기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4월부터 이례적으로 각 업체별로 수요가 급증했는데, SK매직의 경우 지난 3월 출시한 '초슬림 제습기'의 주문량이 5월에 200% 이상 폭주해 재고 부족에 시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부터 긴 장마 여파로 에어컨 수요가 부진한 반면, 제습기 같은 '장마 가전'들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장마 기간 동안 높은 습도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제습기 시장도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올 여름에는 폭우가 예상되면서 제습기 시장은 더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기상청은 올 여름 엘니뇨가 3년 만에 한반도를 강타한다고 예보했는데, 이로 인해 폭우가 잦아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도 충청, 경북, 전라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역대급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물폭탄이 예보돼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제습기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이전보다 일찍 4월부터 판매량이 늘어났다"며 "특히 5월 초 어린이날 연휴에 강한 비가 내린 후 제습기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제습기 판매량에서도 증명됐다. 위니아에 따르면 지난달 제습기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170% 폭증했다. 작년 대비 올해 판매량이 1.2% 증가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위닉스에서도 지난달 1~21일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
이 선임 역시 "LG 제습기의 판매량은 원래 5~6월에 많았지만, 올해는 4월부터 많았다"며 "당초 제습기는 여름에만 써야 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최근 겨울에 결로 방지, 빨래 건조 등을 위해 많이 사용하며 제습기가 사계절 가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탓에 계절과 상관 없이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일러, 건조기, 에어컨 등을 통해 일부 공간에서는 습기를 제거할 수 있지만 제습기를 사용했을 때 만큼의 효과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며 "제습기는 이동이 자유로운 데다 에어컨을 함께 사용했을 때 습기 제거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함께 사용하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선임은 'LG 제습기' 상품기획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LG전자가 제습기 시장에서 고객들의 니즈를 가장 많이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프리미엄 제습기 시장에서는 LG 제습기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고 봤다.
이 선임은 "제습기와 관련된 모든 브랜드들을 다 주시해서 보고 있지만, 경쟁사 제품이 많다고 해도 'LG 제습기'를 위협할 만한 프리미엄 제품군은 아직 없다고 본다"며 "코웨이, 삼성 등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프로모션을 앞세워 공략하고 있지만, 'LG 제습기'보다는 중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해 아직 경쟁 상대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LG 제습기는 '업가전' 기능을 통해 고객 개인에 맞춰 선택 할 수 있게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사용자들의 편의성 개선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노력 중으로, 고객들도 이를 인지하고 호응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선임은 올해 처음 '제습기' 상품 기획을 맡았지만 소비자들의 니즈를 더 반영해 좋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앞서 이 선임은 3년여간 제품 개발팀에 소속돼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LG 에어로퍼니처' 등을 개발해 주목 받은 바 있다. 'LG 에어로퍼니처'는 테이블 형태의 공기청정기로, 테이블 하단에는 무드 조명이 탑재돼 있으며 상단에는 스마트폰이나 무선 이어폰 등을 무선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선임은 "최근 소비자들이 소음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LG 제습기는 업계 최저 수준에 근접한 34db까지 소음 기준을 낮췄다"며 "다른 업체들과 달리 제습 기능을 더 강화하기 위해 듀얼 컴프레셔를 적용했지만, 소음을 최소 수준으로 낮췄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창문형 에어컨이 '방방냉방' 트렌드에 힘입어 대중화 되고 있듯, 제습도 1방 1 제습기화 되면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성능 부분에서 1등의 지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효율성과 에너지 절감, 소음 최소화 등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LG 제습기는 UV 나노 등을 적용해 위생적인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이런 세세한 것에서도 LG전자 가전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해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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