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승리 살 순 없었다..결국 시즌 실패 인정한 메츠[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메츠가 결국 시즌 실패를 인정했다.
뉴욕 메츠는 7월 28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마무리 투수인 데이빗 로버트슨을 마이애미로 보냈고 루키리그 소속의 어린 선수 두 명을 받았다.
로버트슨은 에드윈 디아즈가 WBC에서 시즌아웃 부상을 당해 공석이 된 마무리 자리를 맡아 맹활약한 베테랑 불펜. 올시즌 40경기에 등판해 44이닝을 투구하며 4승 2패 7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리그 최정상급의 안정감을 보인 로버트슨은 올시즌 메츠 불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다.
그런 로버트슨을 같은 지구 내의 마이애미로 보냈다는 것의 의미는 명확했다. 바로 메츠가 올시즌의 실패를 인정하고 내년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메츠는 28일까지 48승 54패, 승률 0.471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는 무려 17경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7경기차로 뒤쳐진 상태다. 포스트시즌 티켓은 커녕 위닝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참담한 실패다. 메츠는 지난 오프시즌 화제의 중심에 선 팀이었다. 비록 카를로스 코레아(MIN)와 계약이 메디컬 테스트 문제로 무산됐지만 저스틴 벌랜더, 센가 코다이, 호세 퀸타나, 로버트슨, 브룩스 레일리, 오마 나바에즈, 토미 팸 등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FA '집토끼'였던 디아즈와 브랜든 니모에게도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장기 계약을 안긴 메츠는 올시즌 3억 6,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 총액을 기록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마르지 않는 지갑'을 가진 대부호 구단주 스티븐 코헨의 재력을 앞세운 메츠는 다른 구단들이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하는 '사치세 패널티'를 비웃듯 거침없이 돈을 썼다. 메츠의 연봉 총액은 사치세 1차 기준(233M)은 물론 최종(3차) 기준선인 2억9,300만 달러도 훌쩍 넘긴 액수였다. 메츠가 올해 사치세 '벌금'으로 내야하는 금액만 약 8,000만 달러. 이는 당장 우승에 도전하지 않는 스몰마켓 구단의 1년 연봉 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승리는 돈으로 살 수 없었다.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메츠는 승률 5할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메츠는 4월까지 15승 12패, 승률 0.556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시즌 초반부터 질주한 애틀랜타를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시즌을 치르는 듯했다. 5월 월간승률 0.483을 기록하며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5월을 마친 시점까지는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며 무난한 모습이었다.
메츠는 6월 급격히 무너졌다. 6월 한 달 동안 7승 19패, 승률 0.269에 그치며 추락했다. 6월 초 7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이 무너졌고 이후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7월 초 6연승을 기록했지만 0.439까지 떨어진 승률을 0.477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대단한 부상 암초를 만난 것도 아니었다. 부상을 겪은 선수는 여럿 있었지만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한 선수는 디아즈 뿐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건강하게 못하고'있다. 마운드에서는 가장 물음표가 컸던 센가가 19경기 7승 5패, 평균자책점 3.17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중. 사이영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슈어저는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부상을 겪은 벌랜더는 무난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지만 카를로스 카라스코, 타일러 메길, 데이빗 피터슨 등은 크게 부진했다.
타선은 타율 0.258을 기록 중인 니모가 사실상 팀 내 최고 타율일 정도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 홈런 28개를 쏘아올렸지만 타율이 0.217에 그친 피트 알론소, 역시 타율 0.228로 부진 중인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활약이 모두 아쉬운 가운데 지난해 타격왕 제프 맥닐은 타율 0.249, OPS 0.650의 형편없는 성적을 쓰고 있다. 팀타율 0.237은 메이저리그 전체 21위에 불과하다.
메츠가 '돈 값'을 전혀 못하고 있는 사이 다른 팀들은 착실하게 승리를 쌓았다. 애틀랜타는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며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5월 부진을 6월에 확실하게 만회하며 상승세를 탔다. 여기에 압도적인 정교함을 자랑하는 루이스 아라에즈를 앞세운 마이애미까지 6월 승률 0.704의 질주를 펼치며 메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사실상 내셔널리그 최약체급 전력인 워싱턴 내셔널스를 제외하면 메츠보다 경쟁력이 약한 팀이 없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팀이 성적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 구단주가 이끄는 구단답게 메츠는 너무 늦지 않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고 여름 시장의 판매자로 나섰다. 물론 메츠는 내년 다시 우승을 노릴 팀. 트레이드는 단기 계약 선수 몇 명을 내보내는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역대급 투자로 오프시즌을 달궜지만 '돈으로 승리를 살 수는 없다'는 조롱섞인 평가만 남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역대급 불명예 기록을 남긴 메츠가 과연 언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뉴욕 메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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