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간신히 회복세…'초가삼간' 태울까? [부동산 변곡점]

김서온 2023. 7.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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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시작된 공급·금융규제 완화책 릴레이에 시장은 '회복 흐름'
전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 전환…전셋값도 약 18개월 만에 동반 오름세
업계 전문가 "시장 과열 감지된다면, 풀어놓은 규제 다시 묶을 수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는 것일까. 통계수치로만 본다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전국 아파트값 평균치가 상승세로 확실하게 전환돼 주목을 끈다. 18개월 만의 일이다. 서울에서는 도봉구를 제외한 나머지 24개 구에서 모두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지금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김서온,안다솜 기자]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 카드로 시작된 회복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매주 발표되는 부동산 시장 통계를 보면 지역별로 속속 상승 전환하며, 전체 강보합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뒤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청약시장도 활기를 띠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간 움츠러들었던 실수요자들도 적극적으로 주택 매수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정부는 앞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 LTV(담보인정비율) 상한을 지역과 주택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했다. 대출 한도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으며,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겐 소득 기준을 따지지 않고 200만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했다. 시장과 수요자들을 옭아맨 규제를 하나둘 풀면서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또한, 정부는 이달 전셋값이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진 역전세 현상으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세입자들이 급증하자, 한시적 규제 완화책을 내놨다. 집주인에게 적용되던 은행권 대출 한도를 보증금 반환 목적에만 일시적으로 늘려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서울 여의도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 27일부터는 1년 간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적용되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40%' 규제가 내년 7월까지만 전세 보증금 반환 대출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DTI) 60%'로 변경돼 적용된다.

청약시장도 규제 문턱이 낮아지며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규제지역 중소형 아파트 추첨제 공급이 시행되면서 추첨제 물량이 늘어났다. 대표적인 규제지역인 서울의 경우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도 전용 85㎡ 이하에서는 추첨제 당첨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점이 높지 않은 수요자들의 청약시장 유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추첨제 물량이 많은 중대형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도 높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아이뉴스24DB]

◆"집값 폭등하면…" 정부, '규제 카드' 다시 들이미나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주 상승 전환한 가운데 전셋값마저 약 18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서울 대표 단지들 중심으로 일제히 거래가가 강세를 보이자, 흐름이 바뀌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27일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넷째 주(7월2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2% 상승, 전셋값은 0.01% 상승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인 건 지난해 1월24일(0.01%)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반등 시그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집값이 크게 올랐을 때 정부의 시장 대응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와 같이 투기 세력이 난입, 혼동을 일으키는 수준의 집값 폭등 우려는 없다고 내다보고 있으며, 만약 시장 과열이 감지된다면 풀어놓은 부분에 대해 다시 규제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 정부가 다시 규제할 수는 있다고 보지만, 과한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며 "우선 경기회복이 돼야 하고, 공급 과잉 부담도 낮춰야 한다. 또한, 당장 시장에서 집값 상승이나 전셋값 폭등이 이뤄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는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 묶어둔 규제를 풀면서 시장 정상화를 주도해왔다"며 "정책 기조나 주택 철학을 보면 규제를 강화하진 않고, 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재 우려할 정도로 집값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지나치게 과열된다면 풀어놓은 대출(역전세난 대책,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다시 규제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권에서 시장이 과열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 하락 조정되긴 했지만, 집값이 여전히 높다는 수요자 인식이 지배적이고, 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호가가 계속 오르면 결국 매수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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