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한국 공연은 독특하고 짜릿 마법 같아"[문화人터뷰]
8월 마스터클래스 공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국에서의 공연은 독특하고 짜릿해요. 한국 관객들은 최고의 방식으로 틀을 깨고 있죠."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34)에게 한국 무대는 놀라운 경험이다. 오는 8월 '2023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에서 두 번의 공연과 마스터클래스를 선보이는 그는 내한을 앞두고 29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기대감을 잔뜩 드러냈다.
레이 첸은 "한국에서는 심오한 음악적 이해와 거침없는 표현력이 결합돼 역동적인 콘서트 환경이 조성된다"고 했다. "한국의 클래식 공연장 분위기는 거의 록 콘서트 같아요. 음악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청중을 위해 연주하며, 생생한 감정적 반응을 느끼는 것은 감동적인 일이죠. 그게 바로 한국 공연의 마법이에요."
대만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성장한 레이 첸은 대중과 끊임 없이 소통하며 파격적 행보로 주목받아 왔다. 8살에 처음 무대에 올랐고, 15세에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했다. 2008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 2009년 세계 3대 콩쿠르로 통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과 무대에 오르며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팔색조 같은 레퍼토리 소화력을 자랑하며 세계 클래식팬들을 사로잡는다.
레이 첸은 오는 8월11일 롯데 클래식 레볼루션 첫 무대에서 서울시향, 안드레아스 오텐잠머 예술감독과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15일에는 오텐잠머(클라리넷)·윤홍천(피아노)·조진주(바이올린)·김사라(비올라)·한재민(첼로)·조정민(더블 베이스)과 함께 브람스 헝가리안 댄스 7번, 클라리넷 5중주 등으로 실내악의 성찬을 꾸민다.
그는 "브람스의 음악은 제 마음과 공연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의 곡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감정의 깊이와 다층적인 복잡성"이라고 설명했다.
"브람스의 음악에서 슬픔은 단순히 '슬픔'의 한 층이 아니에요. 슬픔에 우울함이, 애절함이 더해졌죠.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클라리넷 5중주 같은 실내악 작품에서는 이런 복합성이 두드러져요. 하지만 헝가리 무곡과 같은 작품에서는 주제를 보다 간결하게 담아내 다재다능함을 보여주죠.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복잡한 감정 팔레트를 한국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레이 첸은 음악가들과 학습자들을 이어주는 음악 학습 스타트업 '토닉'을 공동 설립하는 등 음악 교육에도 공을 들여왔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질 마스터클래스에도 기대가 크다.
그는 "한국 음악 학생들은 특히 재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며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단순히 테크닉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음악에 대한 평생의 사랑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음악 꿈나무들에게 "콘서트홀, 레슨스튜디오 등 어디에든 악기를 가지고 다니라"고 조언했다. "음악을 즐기고, 음악이 주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그것이 여러분의 여정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게 하세요. 음악을 통해 배우는 기술과 가치는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레이 첸은 청중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소니전자의 앰버서더, '리그 오브 레전드(롤)'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 음악 자문으로도 활동했다. 직접 디자인한 바이올린 케이스를 악기 제조사 게바를 통해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롤 음악자문 경험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의 재능 있는 팀과 함께 게임 음악을 작업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라이엇팀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기술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저를 밀어붙였죠. 게임 음악, 특히 '아케인' 같은 시리즈의 음악을 만들 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감정적 맥락이 명확하다는 점이에요."
레이 첸은 "음악의 마법을 공유하고 싶어 음악가가 됐다"며 "무대에서든, 연습 앱에서든, 온라인 동영상에서든 음악으로 다가가고, 소통하고, 영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며 궁극적으로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묶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한국 관객들과 이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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