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정착해 살아간다? 본래 이주하며 사는 존재

채민기 기자 2023. 7. 29.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주하는 인류

이주하는 인류

샘 밀러 지음|최정숙 옮김|미래의창|424쪽|1만9000원

성경은 이주(移住)에 대한 이야기다. 아담과 이브가 받은 벌은 에덴 동산이라는 보금자리에서 추방당하는 것이었다. 동생을 죽인 장남 카인도 집을 떠나 떠돌았다. 출애굽은 젖과 꿀의 땅을 향한 이스라엘 민족의 집단 이주로 볼 수 있다.

여기엔 정주(定住)가 정상이고 이주하는 삶은 그 반대라는 생각이 스며 있다. 영국 BBC 방송 뉴델리 특파원을 지낸 저자는 지금도 여전한 그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이 정착해 산 기간은 인류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인간은 본래 이주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주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일에 해당한다. 현생 인류의 등장부터 미국-멕시코 국경 문제에 이르는 세계사를 이주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시각이 새롭다.

앞으로 이주는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전망이다. 고령화되는 선진국이 더 많은 이주 노동력을 필요로 하게 되고 기후 변화에 따른 이주 압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주와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곱씹어보게 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