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의사 슈바이처가 음악가로서 바라본 바흐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2023. 7. 29. 03:0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알베르트 슈바이처 지음|강해근·나진규·장견실 옮김|풍월당|1344쪽|6만8000원
195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알베르트 슈바이처(1875~1965)는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할 때에도 낡은 피아노 앞에 앉아서 바흐를 연주하곤 했다. 칸트와 예수의 생애를 전공한 철학·신학 박사이자 빼어난 오르간 연주자였던 슈바이처의 ‘음악적’ 면모를 살필 수 있는 바흐 평전이 115년 만에 뒤늦게 국내 소개됐다.
무려 1300여 쪽에 이르는 이 벽돌책에는 놀라운 점이 적지 않다. 우선 불어판이 먼저 출간될 당시 갓 서른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3년 뒤 불어판을 확장 증보한 독일어판이 나온 뒤 그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발걸음과 폭풍 같은 구체적 묘사뿐 아니라 행복·슬픔 같은 감정까지 담고 있는 음악적 주제들을 통해서 바흐 종교곡의 특징을 꼼꼼하게 분석한 후반부는 지금 읽어도 새롭다. 슈바이처는 첫 장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모든 것이 바흐만을 목표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바흐는 하나의 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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