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32] I’m interested in all science that confronts prevailing attitudes
1893년 파리, 물리학자인 피에르 퀴리가 책을 보며 걷고 있던 한 여성과 부딪힌다. 피에르는 자기가 떨어뜨린 책을 주워 주며 관심을 보인다. “뒤클로의 책이군요? 미생물학에 관심 있으세요?(Duclaux? Are you interested in microbiology?)” 이 여성은 피에르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통념에 반하는 모든 과학에 관심 있죠.(I’m interested in all science that confronts prevailing attitudes.)” 이 여성은 훗날 세상을 바꾸는 과학자 마리 퀴리다. 영화 ‘마리 퀴리(Radioactive∙2020∙사진)’는 마리와 피에르의 운명적인 첫 만남으로 시작한다.
마리는 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왔지만 무시당하는 폴란드인인 것도 모자라 여성인 까닭에 학계에서 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마리의 능력을 높이 산 피에르는 난처한 상황에 처한 마리에게 연구실을 같이 쓰자고 제안한다. 마리는 궁한 상황에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간섭하면 안 참을 거예요. 연구법을 개선하라느니 하는 말도 하지 마세요.(I won’t tolerate meddling. I will not be told how my experiments will be optimised better.)”
피에르는 늘 당찬 마리에게 동료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남자가 어색하기만 하던 마리도 피에르에게 천천히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마리에게 청혼하는 피에르. “당신을 내 여자라 여기지 않을게요. 당신과 내 삶을 함께하고 싶어요.(I’ll never consider you my woman I would like to share my life with you.)” 둘의 사랑은 인류 역사에 남을, 통념에 반하는 연구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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