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1세 좌완에게 특별한 QS와 3사사구↓…꾸준히 보여줘, 그러면 차세대 에이스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의리(KIA, 21)에게 특별한 경기. 그러나 이 특별함이 평범함이 될 때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의리는 올 시즌 타자들과 싸우는 것과 별개로 자신과도 싸워야 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사사구와 갑작스러운 제구 기복이 큰 화제가 됐다. 150km에 가까운 패스트볼을 보유하고도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었다.
5월까진 흥미로웠다. ‘이의리 챌린지’라는 말이 통했다. 볼넷으로 누상을 주자로 가득 채우더라도, 결국 한 방을 맞지 않고 위기를 극복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왼손투수의 150km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조합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실제 4월 6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63, 5월 4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18.
그러나 6월부터 한계를 드러냈다. 볼넷으로 촉발된 위기서 결정타를 맞고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6월 5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6.46이었다. 제구 난조로 투구수 관리가 안 되니, 시즌 16경기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2회에 불과했다. 3실점 이하로 막아도 6이닝 투구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최근 6개의 볼넷을 내준 6월16일 광주 NC전과 6월27일 광주 키움전의 경우, 여지없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조기에 강판했다. 자신과 팀의 승패를 떠나 이런 경기는 지양해야 한다. 불펜과 타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의리가 나가는 날 불펜이 과부하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도 각자의 약점을 드러내며 이닝소화력이 떨어지면서,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힘이 떨어지고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타선마저 저점을 찍자 KIA의 6월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7월 들어 나성범과 김도영 효과, 이적생 김태군 효과 등으로 타선이 살아났고, 외국인투수 전면 교체로 확실히 경기력의 애버리지가 올라왔다. 그러나 이의리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단순히 올 시즌 성적을 떠나, KIA의 차세대 에이스로서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가 됐다. 점수를 적게 준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8일 수원 KT전서 5이닝 3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그리고 후반기 첫 등판이던 28일 광주 롯데전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이자 시즌 7번째 한 경기 3사사구 이하 경기.
우타자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으로 대각선 투구를 하면서 홈 플레이트를 넓게 활용했다. 구속 차로도 타이밍을 뺏는 이점도 여지없이 발휘했다. 경기를 중계한 KBS N 스포츠 나지완 해설위원도 이의리의 투구가 안정감이 있다며 호평했다. 이런 경기를 꾸준히 하면, 진짜 KIA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제구 이슈는 앞으로도 이의리가 안고 가야 할, 떨쳐내야 할 숙제다. 구단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어렵지만, 해결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 상태다. KIA로선 주말 3연전 첫 경기 승리만큼 반가운 일이다.
[이의리.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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