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잠실 예수’ 켈리…두산은 11연승 후 3연패 [어제의 프로야구]

임보미 기자 2023. 7. 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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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역투하는 켈리. 뉴스1
올 시즌 기복있는 경기력으로 지난 4년간 맡아온 ‘에이스’ 입지가 흔들렸던 LG 외국인 투수 켈리(34)가 7이닝 2실점 호투로 52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켈리는 28일 두산과의 ‘잠실더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으로 팀의 9-2 승리를 이끌었다.켈리의 선발승은 6월 6일 키움전(5이닝 1실점) 이후 8경기 만이다.

이날 던진 공 101개 중 스트라이크존에 72개를 통과시키는 공격적인 투구를 한 켈리는 “경기 전 (포수) 박동원과 공격적으로 승부하자고 얘기했는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타자와 승부가 수월했다. 박동원의 볼배합과 블로킹도 좋았다”며 “팀 승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도움을 줘서 만족한다. 야수들이 수비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공을 돌렸다.

○ ‘트레이드설’ 끝낸 호투…두산과의 자존심대결도 승리

LG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천명한 팀이다.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다승(87승)을 달성한 팀의 ‘레전드’ 류지현 감독(52)을 한국시리즈 진출 좌절을 이유로 재계약하지 않았을 만큼 ‘윈나우’에 진심이다.

LG는 6월 27일부터 한 달 넘게 1위 자리도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5년차 장수 외인 켈리의 부진은 LG의 ‘조바심’을 부추겼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위력적 1선발’의 존재가 중요한데 지난 4년간 그 역할을 잘 수행해줬던 켈리가 하필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팀의 1선발로 뛰어온 켈리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6실점을 하는 등 5실점 이상 대량 실점 경기만 5번을 했다.

‘켈리 교체론’이 나올 때마다 염 감독은 “우리 1선발은 켈리”라고 강조했다. 후반기 첫 경기에도 켈리를 선발 등판 시키는 등 에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다만 켈리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5이닝 5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전반기를 2연패로 마친 LG는 26일 패배로 5연패에 빠지며 2위 SSG에 0.5경기 차까지 추격당했다. 구단이 ‘켈리 교체는 없다’고 못박은 뒤에도 트레이드 마감시한(7월 31일)이 다가오자 켈리는 ‘트레이드설’에 시달려야 했다.

트레이드 마감일 전 마지막 등판인 이날 경기는 그런 점에서 켈리에게 여러모로 중요했다. 상대는 한지붕 두가족인 두산이었고 선발 매치업 상대는 이미 시즌 10승을 달성한 두산 1선발 알칸타라였다. 더욱이 LG는 KT와 맞붙은 직전 두 경기에서 선발이 각각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연장전까지 치르느라 두 경기동안 불펜이 1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상태였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 오스틴(왼쪽)은 1회부터 2점 홈런으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뉴시스
이닝 소화뿐 아니라 투구 퀄리티도 중요했던 이날 켈리는 ‘하이 퀄리티스타트’(7이닝 이상 투구 2실점 이하)로 에이스의 본색을 다시 드러냈다. 타선도 1회부터 오스틴(30)의 2점포에 이어 문보경이 3회 3점포를 날리는 등 화끈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타선은 두산 선발 알칸타라를 5와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무너뜨렸다. 구단 최다연승(11연승)을 기록했던 두산은 이후 3연패에 빠졌다.

○ 부진탈출 비결? “멘탈 문제”

경기 후 인터뷰하는 켈리. 올 시즌 심한 부침을 겪었던 켈리는 올 시즌 20번째 등판을 마친 뒤에야 첫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게됐다. 뉴시스
데이터로 드러나는 공의 회전수, 스피드의 차이에 비해 올 시즌 결과가 유독 안 좋아 LG 프런트를 당혹스럽게 했던 켈리는 이날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부진한 가운데 기술적으로 바꾼 부분은 없다. 멘탈적인 문제라고 본다. 나 자신을 믿고 루틴에 따라 꾸준하게 운동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 SSG는 한화에 무릎 꿇어

이날 2위 SSG가 한화에 3-4로 패하면서 LG는 2위 SSG에 2.5경기 차이로 앞서사게 됐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는 SSG 마무리 서진용은 3-3 동점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실점하며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했다면 두산과 공동 3위가 될 수 있었던 NC는 창원 안방에서 KT에 2-10으로 역전패했다. 광주에서는 KIA가 ‘영건’ 이의리의 6이닝 3실점 호투를 앞세워 롯데에 6-5 승리를 거뒀다. 이의리는 시즌 8승(5패)을 올렸다.

키움과 삼성은 고척에서 12회 연장 끝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 선발투수인 후라도(키움7과 3분의1이닝 1실점), 원태인(삼성7이닝 3실점 2자책)의 호투에도 정규이닝까지 4-4로 승부를 보지 못하면서 불펜투수 13명(삼성 6명, 키움 7명)이 투입됐다. 삼성이 12회초에 5-4 리드를 잡으며 ‘장군’을 외쳤지만 키움도 12회말 1점을 뽑으면서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29일 선발투수
△잠실: LG 이지강-두산 김동주 △문학: 한화 장민재-SSG 박종훈 △광주 롯데:이인복-KIA 윤영철 △고척: 삼성 뷰캐넌-키움 최원태 △창원 KT 배제성-NC 정구범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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