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진정성 있는 몰입으로 완성한 '밀수'[TF인터뷰]
생계를 위해 밀수 판에 뛰어든 조춘자로 변신
"지금은 순간의 몰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혜수는 오는 26일 스크린에 걸리는 '밀수'(감독 류승완)에서 성공을 꿈꾸며 밀수 판에 뛰어든 조춘자 역을 맡았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조춘자는 열네 살에 식모살이를 시작해 돈이 되고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인물이다. 마이웨이 성격에 야생마 같은 매력을 지닌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잠시 군천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밀수 판을 벌인다.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로부터 작품을 제안받은 김혜수는 1970년대 배경과 해녀들이 밀수하는 이야기에 끌림을 느꼈다. 평소 그 시대의 문화와 뮤지션, 패션에 관심이 많아 자료를 모았을 정도였던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김혜수는 "정말 흥미로웠어요. 시나리오 자체에 음악이 명시돼 있었고, 내부자들만 알 수 있는 가이드가 있었는데 좋았죠"라고 회상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상스러운 캐릭터를 만난 김혜수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날 것의 연기를 소화했다. 정돈되지 않은 더벅머리와 유행했던 바람머리 등 다양한 외적 스타일링과 연기 톤을 선보였고,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의 감정선을 내달리며 다채로운 얼굴을 꺼냈다.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연기 변주를 꾀하며 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를 본 일부 관객들은 과하다는 평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에 아쉬움을 표출하거나 애써 피할 법도 한데 김혜수는 달랐다. "보시는 분들이 맞을 것"이라고 운을 뗀 그는 "제가 이 자리에서 어떻게 준비했고 연기했는지 말하면 이를 염두해서 제 의도대로 느끼실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걸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게 가장 솔직하고 정확한 반응이라고 생각해요"라고 경험과 비례한 의연함을 보였다.
올해로 데뷔 37년 차가 된 김혜수다. 경험과 내공이 쌓인 만큼 촬영 현장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이번에도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다. 그는 함께한 배우들 덕분에 '도둑들'(2012) 당시 느꼈던 물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었고,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팀워크는 의도하면 불편하고, 조장할 수 없어요. 저희는 우연히 만났는데 진심이 통했죠. 우리의 마음이 하나라는 게 그냥 느껴졌어요. 팀워크가 성패와 직결된다고 볼 수 없지만 모든 과정에서 큰 힘을 줘요. 준비와 역량, 팀워크가 다 잘 맞아야죠.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환기된 건 정체성이었어요. 우리의 정체성은 팀이고, 나의 정체성은 팀원이죠. 작품 할 때마다 염두하는 건데, 이번에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미 알고 있는 거지만 크게 배운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삶의 모든 순간이 다 진짜가 아니듯이 영화에서 모든 게 진짜면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필요한 순간에 군더더기 없이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해야 전달되는 것 같아요. 저는 작품 속 캐릭터로 매 순간 진심을 다하려고 하죠. 그럼에도 제가 우기는 진짜가 남이 보기에는 아니라면 어쩔 수 없죠. 진정성이라는 말을 싫어했어요. 진심을 다했는데 안 보인다고 평가받을 때도 있고, 저는 아니었는데 카메라와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진정성이 보인다니까 혼란스러웠죠."
"지금은 순간의 몰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흐름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에 몰입하는 것. 그게 진짜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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