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野 '이동관 지명' 맹폭…尹 "얘가 무네"

신진환 2023. 7.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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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민생 행보…부산 자갈치 시장 상인 격려
日 후쿠시마 오염수 안정성 관련 정부 브리핑 관심 '뚝'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동관(왼쪽)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명하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에 관한 논평에서 "국민 여론과 야당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제공, 남용희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깊은 정쟁의 늪으로 빠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명했다. 또한 과거 극우 성향 발언 등 논란으로 야당이 반대해 온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인사를 두고 격렬하게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두고서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야당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야당 내부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방식을 기명 투표로 전환하자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의 제안에 이재명 대표가 힘을 실으면서 일부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또, 설훈 민주당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한 보좌관이 군사기밀을 취득해 유출한 혐의로 내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회 간첩' 논란이 일고 있다. 굵직한 이슈가 동시다발로 터지는 가운데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정성의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데도 관심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맨 위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27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오른쪽 아래 사진은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입은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미국 방문 당시 워싱턴DC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주변을 산책하는 모습. 비행기 앞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KF-21 등 전시된 전투기 및 헬기를 참관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 논란의 이동관 특보 '방통위원장' 지명

-윤 대통령이 논란의 이동관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지?

-맞아. 대통령실은 28일 윤 대통령이 이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은 이날 장관급인 방통위원장 후보에 이 특보를 지명했다"면서 "이 후보자는 언론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 정부의 방통 분야 국정과제 추진할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어.

-이 후보자도 지명 직후 "글로벌 미디어 산업 환경이 아주 격변하고 있다. 그런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직책에 지명이 돼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어.

-그런데 이 후보자가 소감을 밝히면서 윤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가짜뉴스'를 언급한 게 눈에 띄던데?

-이 후보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한다고 할까.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 시민단체가 모두 그 대응에 골몰하고 있는 이슈. 그래서 저는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롭고 통풍이 잘되는, 소통이 잘 되는 정보 유통 환경을 기울이는 데 총력 기울이려 한다"고 강조했어. 그러면서 "언제까지 진영 논리의 이해와 충돌을 빚는 패러다임에 갇혀있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야당을 겨냥했어.

언론인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이계(이명박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사진은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2015년 12월 15일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열린 이 전 청와대 홍보수석 출판기념회에서 손뼉을 치는 모습. /더팩트 DB

-야권은 이 후보자 지명에 바로 반발했지?

-민주당은 "끝내 방송을 장악하고야 말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폭거에 분노한다. MB 방송장악의 설계자였던 이동관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앉히겠다니 어불성설이다. MB 방송장악 시즌2를 부활시키겠다는 불통 선언"이라고 비판했어. 민주당 언론자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만든 언론인 사찰, 블랙리스트 문건이 우리 눈앞에 명백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 사람을 방통위원장으로 인정해야만 하나"라며 "윤 대통령은 언론을 푸들로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어.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은 온전한 국민의 방송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지.

-이 후보자 지명을 놓고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네. 당장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날씨만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되네.

-윤 대통령은 또,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지?

-맞아. 여야는 지난 21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으나 송부 시한까지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어. 야당은 '북한 체제 파괴', '김정은 정권 타도' 등 김 후보자의 과거 극우 성향 발언, 자료 제출 비협조 등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지. 그런데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은 기한 내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더라도 국회 동의 없이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어.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재가하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15번째 국무위원이 됐어.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장어를 드는 모습. 윤 대통령은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시장을 찾아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을 격려했다. /뉴시스

-이번 주 막판 윤 대통령이 논란의 인사를 발표하면서 정국이 다시 뜨거워졌네. 그런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위해 부산을 찾은 모습이 눈에 띄던데?

-맞아. 윤 대통령 부부는 27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부산에서 일정을 함께 소화했어. 윤 대통령 부부는 오전에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전사자 묘역 및 유엔군 위령탑을 참배했는데,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눈에 띄었던 점이 있다면 윤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끼고 헌화와 묵념을 하던 모습이었어. 윤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낀 모습에서 언뜻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떠오르더라고. 사실 윤 대통령이 착용한 선글라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윤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야. 윤 대통령은 안보와 관련된 일정에 대부분 이 선글라스를 착용했어.

-윤 대통령 부부는 또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서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 등으로 위축된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서도 나섰다고?

-윤 대통령 부부는 같은 날 자갈치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했어. 특히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붕장어를 잡아 올리기도 했어.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붕장어를 잡아들어 올렸다가 물리기도 했어. 이 때 윤 대통령 반응은 "아이고, 가 무네"라며 웃어 넘겼어. 한 상인이 윤 대통령에게 정치권에서 과학적 근거 없이 일방적 주장을 해서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고, 또 다른 상인은 오염수 괴담에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자 윤 대통령은 "현명한 우리 국민은 괴담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등 야권을 에둘러 비판했어.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과학적 검증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고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겠다는 취지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있다. 사진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2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 및 향후계획 발표에서 발언하는 모습./임영무 기자

◆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 브리핑, 5일 연속 참여해 보니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브리핑은 지난달 15일부터 매일 진행되고 있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과학적 검증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고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겠다는 취지야.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오염수 관련해 일본 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의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기도 해. 브리핑 주관 부서는 국무조정실이지만 유관 부서인 해양수산부, 외교부, 식약처,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도 참석하고 있어.

-요새는 기자들이 거의 안 온다는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국민적인 관심사고 외교 협의 사안이기도 해 기자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참석해 왔어. 사실 브리핑 초반에는 앉을 자리가 부족했을 정도였고, 기자들 질문도 쇄도했지. 한 달 반가량을 돌이켜보면 IAEA 최종 보고서가 발표됐던 이달 4일,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 결과와 IAEA 보고서를 종합해 분석 결과를 내놓은 7일에 특히 기자들이 많았던 것 같아. 그런데 최근엔 참석하는 기자 수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기자보다 참석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더 많아진 상황이 벌어진 거야. 오염수 방류 시기는 점점 가까워지고,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잦아든 게 아닌데도 말이야. 지난주 어떤 날은 기자가 한 명밖에 오지 않았다고 해. 그래서 브리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참여해 보기로 했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 및 향후계획 발표에서 발언하는 모습. 빈 기자석이 눈길을 끈다. 임영무 기자

-'5일 연속'으로 지켜보니 어땠어?

-이번 주에도 평균적으로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 수는 3, 4명 정도였어. 브리핑은 금요일이었던 28일이 32번째였어. 브리핑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의 현안 설명, 박성훈 해수부 차관이 생산·유통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와 수입 수산물·선박평형수 검사 결과 등 수산물 안전관리 상황 공지, 그리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돼. 지난 24, 25일에는 현안 설명이 없었고 수산물 안전관리 상황이 공지됐어.

-참석 기자 수가 7, 8명으로 비교적 많았던 날은 오염수 방류 관련한 한일 국장급 협의 다음 날인 26일이었어. 협의 한국 측 대표인 윤현수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브리핑에 배석해 직접 질문을 할 수 있어서였던 것 같아. 주로 기자들은 만약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후쿠시마에 상주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소에 한국 전문가도 참여하는 것인지, 한국 측이 자체 검증 보고서에서 도출한 권고사항에 대해 일본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이견이 있는 부분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것이었어. 그런데 정부에서는 "논의가 진행 중인 사항들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달라"며 "진지하게 협의했다", "추가 협의는 굉장히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다"라는 의미를 잘 헤아려달라고 말했어. 예민한 사안이고 결론이 날 때까지 추가 협의가 더 이뤄져야 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답답하다는 기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어.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 및 향후계획 발표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일일 브리핑'에 대해 정부도 고민이 좀 있을 것 같아.

-질문이 초반에 집중됐다 보니 상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묻혀버린 것들도 있던 것 같아. 예를 들어 27일 브리핑에서는 중국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차원에서 일본산 수산물·수입식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언급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절차에 대해 다시 설명이 이뤄지기도 했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었던 2011년부터 '더 이상 깐깐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해 왔고 최근에도 몇 차례 발표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내용이었어.

-특별한 이슈가 없고, 수산물 안전관리 상황이 '모두 적합하다'는 결과 발표만 공지되는 날엔 기자들 질문이 없어 난감해하는 기류가 읽히기도 했어. 기자 입장에선 브리핑이 한 달 반 넘게 매일 진행되다 보니 기존에 나왔던 내용들을 제외하고 질문한다는 게 쉽지 않고. 정부 의도가 오염수 우려로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을 해소하고 수산물 안전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인 건 알아. 그런데 그게 '일일 브리핑' 형식이어야 한단 데에 참석한 기자 입장에선 좀 의문이 있어. 한편으로는 '8월 말 오염수 방류' 전망이 언급되는데 브리핑 횟수를 축소한다면 오히려 '소통 창구를 좁힌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래저래 딜레마인 듯 해.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걸 의심하진 않아. 그렇지만 국민들에게 더 와닿는, 적절한 소통 방식이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도 있어 보여.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해 드리겠다는 정부의 의지 차원에서도 브리핑 횟수나, 수산물 안전 정보 위주의 브리핑은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될 것 같다"며 "적절한 방식에 대해서는 기자단과 논의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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