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입찰담합' 최문순 13시간 조사…혐의 전면 부인(종합)

KH그룹에 입찰정보 제공 의혹…배상윤 '해외도피'로 먼저 기소할 듯
최 "배상윤 만나 '비싼 가격에 사달라' 설득…입찰가 알려줄 수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조다운 이도흔 기자 = KH그룹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방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28일 최문순(67) 전 강원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입찰방해 혐의로 최 전 지사를 불러 오후 11시 5분께까지 약 13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최 전 지사를 상대로 알펜시아 입찰 전 KH 측과 공모해 낙찰자로 선정하기 위해 입찰 정보를 흘리는 방법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지사는 자신의 혐의를 일관되게 전면 부인했다.

그는 조사를 끝마치고 검찰 청사를 나서면서도 "우리는 최종 입찰 가격을 알려줄 수 있는 정보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입찰가를 알려줬다는) '알펜시아 매각 협상(안)' 문건을 보면 강원도 입장에서 '이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는 최소한의 가격이 8천억원으로 돼있다. 비밀문서가 아니고 언론에 공개되고 도의회에서 질의도 됐던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지사 측 변호인도 "이 정도 가격에 사줘야한다'는 걸 전달한 취지"라고 부연했다.

최 전 지사는 배상윤 KH 그룹 회장과 만나 입찰가를 공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비싼 가격에 사달라고 설득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그는 오전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워낙 부채가 심하고 운영할수록 빚이 늘어나는 구조라 매각하기 위해 120개 정도 기업과 접촉했다"며 "안타까운 실정을 많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비드라는 시스템에서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에 따로 (KH 측에 정보를) 주거나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또 "3천억원에서 6천억원 사이로 시장 가격이 형성돼있다. 7천115억원에 팔아서 그 부분은 검찰에서도 인정해줄 것"이라며 헐값 매각 의혹도 부인했다.

이날 오전 9시15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해서도 "내가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있었다.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매각 과정이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도의 재정난 등으로 알펜시아를 공개 매각하려 했지만 4차례 유찰됐다.

이후 2021년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KH강원개발㈜에 총액 7천115억원으로 알펜시아리조트를 매각했다.

당시 입찰에 KH그룹 계열사인 KH강원개발과 KH리츠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최 전 지사 등이 알펜시아의 자산 가치를 의도적으로 저평가해 헐값에 매각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KH강원개발이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최 전 지사와 KH그룹 측이 계열사인 KH리츠를 허위 입찰자로 내세우기로 사전에 공모한 뒤 입찰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최 전 지사가 KH 측에 친전을 보내 4차 입찰 당시 최저 입찰금액을 알려줬다는 매각 담당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전 지사가 입찰 시작 전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만나 입찰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공범인 배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도 최 전 지사의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배 회장은 1년 넘게 사업상 이유를 들어 동남아시아에 체류중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최 전 지사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먼저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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