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 ‘반정부 시위곡’ 금지 신청 기각…“표현의 자유 훼손”

[앵커]

홍콩 정부가 반정부 시위 당시 불렸던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하려고 했는데, 홍콩 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김민정 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홍콩 반정부 시위를 상징하는 노래 '글로리 투 홍콩'...

2019년 8월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만들어진 이 노래엔 홍콩 독립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반정부 시위 열기를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홍콩의 국가처럼 연주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홍콩 법무부는 지난달 초 독립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글로리 투 홍콩'을 연주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금지명령을 신청했습니다.

홍콩고등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위축시킬 수 있다며, 법무부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또, 지금 있는 법 조항만으로도 글로리 투 홍콩을 퍼뜨리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며 효용성에도 의문을 표했습니다.

[론슨 챈/홍콩 기자협회장 : "앤서니 챈 고등법원 판사에게 고맙습니다. 그는 모두에게 '정부는 권력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공권력 사용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글로리 투 홍콩은 사실상의 금지곡이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잇따랐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홍콩에서 드물게 표현의 자유가 승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영상편집:양의정/화면제공:Galileo Cheng 트위터/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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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