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유스챔피언십 첫 우승 감격 수원 삼성U18 백승주 감독 "이건 시작일 뿐. 선수들 자만하지 말고, 노력하길…"

이원만 2023. 7. 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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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수원삼성 U18 매탄고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천안=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건 시작에 불과해. 자만하지 말고 노력하길 바란다."

수원 삼성 U18 매탄고등학교가 '2023 GROUND.N K리그 U18 챔피언십'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FC서울 U18 오산고등학교를 꺾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서 거둔 첫 우승이다. 매탄고의 종전 최고 성적은 2019년에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첫 우승의 의미도 특별했지만, 결승전 상대가 K리그1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는 FC서울 유스팀이라는 점도 의미가 컸다. K리그1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매치는 '슈퍼매치'로 불리는 빅 이벤트다. 때문에 28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 U18 매탄고와 FC서울 U18 오산고의 결승전은 '미니 슈퍼매치' 혹은 '슈퍼매치 유스버전'으로 부를 만 했다.

실제로 서울과 수원 서포터즈들은 유스팀 결승전이 열린 천안종합운동장에 직접 응원 무대를 차리고, 시종일관 프로팀 경기를 방불케 하는 응원전을 펼치며 어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에 고무된 듯 양팀 선수들은 치열한 격전을 펼쳤다.

그러나 우승은 결국 매탄고의 차지였다. 매탄고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김성주가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미드필더 민지훈의 거친 수비에 쓰러졌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김성주가 직접 키커로 나와 강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백승주 매탄고 감독은 "창단 후 첫 우승으로 알고 있다.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 매탄고는 저학년인 U17팀도 결승에 진출해 '더블 우승'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앞서 열린 U17 결승에서 매탄고는 전북 현대 유스 영생고에 1대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백 감독은 "처음 경기 준비하면서 두 팀 모두 결승에 올라간 점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결과에 따라 아무것도 아니게 될 수도, 또는 둘 다 우승하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것만 생각하자고 결심했다. 선수들에게 최악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없이 기쁘게 마무리하자고 했는데, 그래도 하나는 우승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매탄고에 부임해 우승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 대해 "중학교에 고등학교로 올라와서 아이들에게 내가 원하는 축구를 이해시키는 게 힘들었다. 중학교에서 올라온 1학년이나 2학년은 괜찮았는데, 특히 고 3들에게 이해시키는 게 힘들었다"면서 "나는 체계화와 시스템화를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 믿었고, 이번 대회에 맞춰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런 면에서 우승이 더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수원과 서울 서포터즈들이 찾아와 마치 프로팀 경기를 방불케하는 응원전을 펼쳤다. 이런 응원에 대해 백 감독은 "개인적으로 수원 홈구장 빅버드에 가면 가슴이 항상 엄청 뜨거워진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팬들의 응원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도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하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직접 응원함성을 들으니 가슴이 뜨거워지고, 응원만으로도 뭔가 이룬 것 같았다. 힘들었지만, 그 응원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매탄고는 이번 대회에 7전 전승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백 감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가 전남 유스였다. 바로 앞선 경기로 치른 리그전에서 패한 팀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전반 2분 만에 골을 내줬다. 그걸 종료 10분을 남기고 뒤집어서 승리했다. 그 경기가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승리를 원동력 삼아 전승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 감독은 "선수들이 챔피언십 대회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프로 성인 팀에서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는 선수들이 되길 바란다"며 지도자로서의 당부를 전했다.

천안=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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