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에서 신형 무인기 시위…ICBM·핵어뢰 과시(종합3보)
무인기·핵어뢰 전담부대도 확인…무인기 외 새 무기는 없는 듯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김지연 기자 = 북한이 '전승절'이라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인 지난 27일 평양에서 진행한 열병식에 최신 무인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 어뢰' 등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 소식을 28일 오전 늦게 전하면서 "새로 개발·생산되어 우리 공군에 장비하게 되는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열병광장 상공을 선회하면서 시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무인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26일 함께 찾은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각기 유사한 형상이다.
이날 조선중앙TV는 열병식 녹화방송 전 이들 무인기의 비행 영상을 내보내며 전략무인정찰기의 명칭을 '샛별-4형', 공격형무인기는 '샛별-9형'으로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각각 'RQ-4 글로벌호크'와 'MQ-9 리퍼' 명칭에 들어간 숫자와 동일하다.
열병식에서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은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형태로 4대가 포착됐다. 비행한 1대와 지상의 4대 등 최소 5대가 제작됐다는 의미로, 시험평가가 상당 수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녹화방송에서 이 무인기를 실은 차량이 행진하는 장면에서 '다목적무인기종대'가 소개됐다. 공격형무인기 '샛별-9형'을 전담하는 부대로 보인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열병식 때 평양이 무인기 운용에 적합하지 않은 기상 조건이었다며 "비행이 강행된 것은 이번 행사를 과시하기 위한 핵심 위협 중 하나가 무인기 전력의 최신화였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ICBM으로 열병식 대열의 마지막을 채웠다. 고체연료를 쓰는 최신 ICBM 화성-18형을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가 이끌고 들어섰다.
통신은 "적대 세력들의 각이한 반공화국 핵전쟁 위협과 도발적인 침략 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 공화국 전략 무력의 가장 강력한 핵심 주력 수단"이라고 묘사했다.
화성-18형 등장 전까지 가장 강력한 북한 미사일로 평가된 액체연료 ICBM 화성-17형이 '영웅' 칭호를 받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뒤를 이었다.
통신은 "지구상에서 제국주의 폭제를 끝장내고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는 강대한 국가와 인민의 절대적인 힘의 실체, 정의와 평화 수호의 보검인 우리 전략 무력의 위상을 체현한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지난 3월 24일 개발 및 시험 사실이 처음 공개됐던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열병식 대열에 합류했다.
방송은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등장하는 순서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종대가 고도쳐 진군한다"며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소개했다.
'핵무인수중공격정종대'도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처음 언급된 것으로, '해일'을 전담해 운용하는 부대로 보인다.
이외에 탱크장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비행종대, 포병종대 등이 ICBM 등 전략무기종대들보다 먼저 행진했다.
이중 '상륙돌격대대'의 존재가 처음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방송은 '제41상륙돌격대대종대'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유사시 백령도를 비롯한 조선서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해적들을 일격에 소탕해버릴 멸적의 기상 안고 무적의 상륙타격대가 보무당당히 나아간다"며 "적들의 그 어떤 요새화된 해안 방어선도 단숨에 타고 앉아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해갈 만만한 투지에 넘쳐 있다"고 언급했다.
화면에 비친 군기를 볼 때 이 부대는 2017년 5월 7일 창설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8형을 처음 공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열병식에서는 전날 첫선을 보인 무인기 외에 새로운 무기를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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